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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환율 압박에 강보합 마감…코스닥 장중 800선 돌파
입력 2017-11-24 15:37 

연일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코스피가 강보합에 머물렀다. 정책 기대감에 연일 급등세를 보이던 코스닥은 장중 기준으로 10년 만에 800선을 돌파했다.
2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7.18포인트(0.28%) 오른 2544.3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2.64포인트 오른 2539.79에 개장한 후 장중 2540선 부근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지난 2일 장중 2561.63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상승탄력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 지수는 이달 들어 17거래일 중 11거래일을 하락했다.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원/달러 환율이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해 1080원선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 이후 2년 반만에 최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대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직접적인 악영향을 받게 된다. 또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에게 환차손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급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
이달 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내달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를 기다리는 관망세도 강하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달 말 금통위에서 금리를 한 차례 인상한 뒤 내년 초에 추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상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95.1%에 달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수준이 수출 업체들에 타격이 될 만한 레벨은 아니지만, 변동성 확대에 따라 수출주의 센티먼트는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향후 유가의 방향성과 원화 변동성 등을 감안해 주요 가격지표의 움직임이 단기적으로 대형 수출주 보다는 상대적으로 내수주, 중소형주, 코스닥에 우호적인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기계, 보험, 통신업 등이 1~2% 올랐고 의료정밀, 증권, 의약품 등은 소폭 하락했다.
매매주체별로 기관이 1775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094억원, 1061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331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화학, 삼성생명 등이 올랐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소폭 떨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개 상한가를 포함해 433개 종목이 상승했고 351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4.06포인트(0.51%) 내린 792.74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은 장중 803.74까지 올랐다. 코스닥 지수가 8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07년 11월 7일 이후 10년 만이다. 정부가 연내에 발표할 계획인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제약·바이오 종목을 중심으로 기관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단기간에 코스닥 지수가 크게 올랐다. 이달 초 690선이던 지수는 한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100포인트 넘게 올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정책랠리의 초기 주도주로서 시총 상위 바이오·제약주가 급부상하고 있는데 연이은 주가 상승으로 말미암아 투자심리와 수급측면에서 주가 버블화 징후가 확연하다"라며 "최근 주가 상승이 중장기 펀더멘탈 개선 기대를 넘어서는 단기적·심리적·수급적 과잉반응의 산물일 공산이 크며 추세의 지속 가능성 또한 지극히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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