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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호의 냉정함…중국전도 기대되는 이유
입력 2017-11-24 06:29 
23일 뉴질랜드전을 독려하는 허재 농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허재호가 쾌조의 스타트에 나섰다. 코트 위에서 돋보였던 냉정함은 남은 라운드도 기대케 하는 요소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뉴질랜드 웰링턴의 TSB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예선 1라운드 A조 1차전에서 뉴질랜드를 86-80으로 제압했다. 농구월드컵 지역예선도 이번 대회부터는 축구처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을 바뀌었고, 뉴질랜드전이 첫 경기였다. 대표팀은 적지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더구나 일방적인 뉴질랜드 쪽 판정을 이겨낸 값진 승리였다. 이날 심판들 판정은 누가 봐도 뉴질랜드를 위한 것들이었다. 8대5 싸움에서 이겼다는 평가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었다. 뉴질랜드 선수들이 한국의 대들보 센터 오세근에 대한 거친 몸싸움을 펼쳤지만, 심판 휘슬은 인색했다. 오세근 뿐만 아니라 전준범, 최준용 등은 슛을 성공시키고 팔목을 잡으며 억울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팔을 쳤는데, 반칙을 안 부냐는 의미였다.
뉴질랜드 선수들에게는 반대였다. 옷깃 하나 스치지 않았는데도, 한국 쪽 파울이 불렸다. 오세근의 완벽한 블록슛이 성공했지만, 오세근의 파울을 지적했고, 3쿼터 막판 김종규의 파울에는 바스켓카운트 판정을 내렸다. 누가 봐도 슈팅스텝으로 보기 힘든 플레이였지만, 득점 인정과 함께 파울로 인한 자유투를 뉴질랜드에 줬다.
하지만 한국은 실력과 냉정함으로 편파판정을 이겼다. 특히 벤치에서 허재 감독은 불리한 판정이 내려질 때마다 선수들이 흥분하지 않게 자제시켰다. 과거 KBL에서 다혈질의 대명사, 지나친 판정 항의로 유명했던 허재 감독의 모습은 없었다. 냉철하게 선수들을 다독이며 공격을 풀게 했다. 물론 말도 안되는 판정이 나왔을 때 어이없어 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과거 허재 감독과 달리, 곧바로 냉정함을 유지했다.
선수들도 심판 판정에 개의치 않아했다.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동요되지 않으려 했다. 이날 전준범은 교체로 나와 22득점(3점슛 6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3점슛 성공률은 무려 75%였다. 오세근은 14득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한국의 골밑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특히 골밑 공격이 여의치 않으면, 미드레인지에서 깨끗한 슛을 성공시키며 뉴질랜드 빅맨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불리한 판정에도 최대한 냉정함을 유지하려했다.
한국은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중국을 불러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뉴질랜드 원정에서 보여준 냉정함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홈 첫 경기인 중국전도 충분히 기대하게 만든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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