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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운명의 한·일전, 대표팀이 꿈꿔볼 ‘제2의 베이징키즈’
입력 2017-11-19 06:01  | 수정 2017-11-19 12:13
한국대표팀이 이번 대회 성과를 통해 많은 과실을 남길 수 있다는 희망을 제공했다. 사진(日도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도쿄) 황석조 기자] 예상대로 한국 대표팀의 상대는 일본으로 결정됐다. 대망의 결승전이자 숙명의 한일전이다. 대표팀이 이날 승리하다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 대표팀이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APBC 2017 결승전을 치른다. 조 1위 일본과 조 2위 한국의 대결. 하지만 순위는 의미 없다. 이날 승자가 대회 초대 우승트로피를 차지하게 된다.
대표팀 입장에서 고대하던 대결이다. 지난 16일 일본과의 예선경기서 통한의 연장 승부치기 패를 당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배가 됐다. 경기 후 선 감독은 물론 선수들 모두 일본을 상대로 불타는 투지를 내비쳤다. 다시 만나면 지지 않겠다” 꼭 다시 일본을 상대하고 싶다”고 이구동성 외쳤다. 한국선수단은 이례적이지만 공개적으로 일본을 결승 상대로 원한다고 밝힌 것이다. 그만큼 설욕의지가 강했다.
19일 대결은 의지와 의지의 대결로 전망된다. 이나바 아츠노리 일본대표팀 감독조차 대만전 승리 후 한국이 지난 경기 패했기 때문에 이번 경기 반드시 승리하고자 할 것”라고 경계심을 내비쳤을 정도. 이나바 감독은 일본은 그 이상 의지를 내비쳐야 한다”고 물러서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이만큼 한국과 일본의 대결은 선수단 전체에게 알 수 없는 아드레날린을 제공한다.
대표팀이 이날 일본과의 결승전을 승리한다면 따라오는 과실은 적지 않다. 우선 대회 초대우승은 물론 도쿄돔에서의 환희를 2년 만에 다시 느끼게 된다. 2년 전 성인대표팀은 프리미어12 대회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기막힌 대역전극을 펼쳤다. 장소는 도쿄돔. 당시 느낀 한국의 환희와 일본의 절망은 극명히 대조되기 충분했다. 일본은 당시 아픔을 설욕하기 위해 말 그대로 절치부심했다. 대표팀이 다시 한 번 도쿄돔서 우승 피날레를 외친다면 양국의 자존심싸움서 한국의 압도적 우위가 줄곧 이어지게 된다.
대표팀은 향후 몇 년간 프로야구를 이끌 자양분도 얻게 된다. 이미 성과를 충분히 얻고 있지만 우승까지 이뤄낸다면, 혹은 일본을 도쿄돔에서 꺾는다면 이는 향후 몇 년간 국가대표팀을 이끌 원동력이 되기 충분하다. 박민우, 이정후, 김하성 등 대표팀 구성원들은 일본을 도쿄에서 꺾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앞으로 국가대표 생활, 더 나아가 소속팀 야구커리어에 굉장한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경험이 아니다. 이번 대표팀 선수들은 소속팀으로 돌아가 도쿄돔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무용담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쉽지 않고 또 값진 경험을 했다.
이번 대표팀의 성과에 힘입어 제2의 베이징 키즈가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사진(日도쿄)=천정환 기자
국가대표팀의 재탄생 기회도 마련될 전망. 모두가 기억할 지난 8개월 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악몽은 뼈아프다. 결과보다 무기력했던 플레이가 팬들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번 영건대표팀은 이와 달리 악착같은 플레이와 간절함이 더해진 에너지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고척 참사는 잊고 도쿄 환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다. 생각에 따라 프리미어12 우승보다 더 대단한 일로 기억될 수 있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국내야구, 즉 KBO리그 전체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다. 800만 시대에 돌입한 지 꽤나 지났지만 KBO리그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도 여럿 존재한다. 국가대표 활약이 아쉬운 부분을 다 사라지게 할 수는 없지만 이를 기점으로 새로운 국가대표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국내야구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기점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이징키즈가 생기고 자라나 올해 신인드래프트 때 주역이 되기도 했다. 국내야구 저변은 넓어지고 팬들은 다양해졌다. KBO가 8월23일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야구의 날로 정하고 여전히 기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록 이번 대회가 친선대회고 대표팀 연령도 제한이 있다지만 대표팀이 성과를 얻는다면 과거 베이징올림픽에 버금가는 신선한 충격을 안길 수 있다. 젊고 어리지만 의욕이 충만한 영건들이 만들어낸 국가대표로서의 자긍심은 새로운 베이징 키즈, 아니 도쿄 키즈를 만들 토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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