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주부 K씨(33세)는 신혼 초에 생긴 방광염이 3~4개월마다 재발되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결혼 후 첫째를 출산하고 맞벌이 부부로 다시 직장에 복귀했지만, 잦은 야근과 불규칙한 식사 때문인지, 이전보다 방광염 재발시기가 빨라지고, 질염까지 걸리면서 스트레스가 심했다.
항생제를 복용하는 동안은 좀 나아졌지만, 언제 다시 재발할지 몰라 불안감이 커졌고, 빈뇨 외에 배뇨통과 잔뇨감도 있어 여성비뇨기과는 물론 대학병원까지 찾아갔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승진도 하면서 높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업무스트레스가 조금만 심해져도 방광염 재발이 반복되면서 퇴사까지 고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만성방광염은 1년에 3회이상 방광염이 재발하는 경우를 뜻하며, 일상생활뿐 아니라 정상적인 직장생활마저 힘들게 하는 비뇨기과 질환으로 여성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방광염 환자 165만16명 중 여성 환자는 155만1843명으로 전체의 94%를 차지한 반면 남성환자는 9만8173명에 불과, 여성환자가 약 15.8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다.
방광은 신장에서 생성된 소변이 요도를 통해 배출되기 전에 저장되는 곳으로, 방광에 소변이 250~300ml 정도 차면 우리의 몸은 요의를 느끼게 된다. 방광염이란 포괄적인 의미에서 방광에 염증이 생긴 것을 뜻하며, 방광염을 일으키는 균은 대부분 우리 몸 속에 있는 대장균이지만 다른 균에 의한 감염으로도 발생한다.
난치성 방광질환을 25년이상 치료해온 일중한의원 손기정박사는 "대개 방광에 침입한 균은 소변을 배설하면서 함께 배출되는데, 건강한 상태라면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있기 때문에 염증으로 쉽게 발전하지 않지만,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인체의 저항력이 낮아진 상태에서는 세균의 감염에 취약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방광염을 일으키는 일반적인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그중 가장 흔한 감염의 원인은 탐폰 삽입, 성행위의 과정에서 요도를 통해 침투한 균이 방광까지 침범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이다. 또 스키니진 등 몸에 꽉 끼는 바지를 입는 것도 요도에 상처를 일으켜 방광염이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아울러 여성들의 경우 폐경 후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요도와 방광 내층이 얇아지면서 감염과 손상을 쉽게 받아 발생할 수 있다. 방광염이 생기면 아랫배에 저리는 듯한 통증이 오고 소변을 볼 때에도 통증이 나타난다. 또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증상과 더불어 소변을 본 후에도 개운하지 않다. 방광염이 심한 경우에는 혈뇨를 보이기도 하며 일반적으로는 열이 동반되지 않는다.
일중한의원 손기정박사는 "지속적으로 방광염이 재발하는 만성방광염의 경우에는 단순한 세균의 감염문제가 아니라, 면역력 저하는 물론이고 신장, 비, 위 등 우리몸의 내부기관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 된다"며 "일시적인 증상 완화만을 위해 항생제를 장기 처방받는 것은 내성 등의 위험성은 물론이고 오히려 몸이 정상적으로 해야될 기능 마저 외부 약물에 의존하게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자신의 건강에 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면역력강화와 몸의 기능 회복이라는 관점의 한방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기정 박사는 이어 "만성방광염의 경우 그대로 방치하게되면 배뇨통, 빈뇨, 야간뇨, 잔뇨감, 요절박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서 삶의 질까지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늦지 않게 근원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카페인이 함유된 녹차와 커피, 술, 탄산 음료 등 방광을 자극하는 음료는 피하고, 가급적 맵고 짠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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