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융위는 허수아비?' 지난해 과징금 89% 못 걷어
입력 2017-11-12 20:43  | 수정 2017-11-19 21:05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과징금을 실제 걷은 비율이 11.4%로 극도로 부진했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공정거래위원회 수납률 60.1%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12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금융위원회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과징금 징수결정액 320억9천만원 중 11.4%인 36억5천300만원만 수납하는 데 성공해 수납률이 극도로 저조했습니다.

과징금은 금융위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등 금융법령 관련 위반 행위자에게서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금전적 제재입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금융위 과징금 징수결정액 대비 수납률이 저조하다는 것은 과징금 부과처분이 금융질서 위반행위자를 실효성 있게 제재하는 수단으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의미"라면서 "금융위는 수납실적 개선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위의 과징금 징수결정액 대비 수납률은 2014년 38.0%, 2015년 30.6% 등으로 하락하다가 지난해에는 10%대로 뚝 떨어졌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징수결정액 450억1천800만원 중 42.6%(191억8천200만원)를 수납해 수납률이 다소 개선됐지만, 다른 부처와 비교하면 여전히 미흡합니다.

금융위는 전 부처에서 3번째로 큰 규모로 과징금 세입 예산안을 편성합니다.

가장 큰 공정위는 지난해 과징금 징수결정액 6천270억7천400만원 대비 수납액이 60.1%(3천768억2천600만원)에 달했습니다.

공정위 징수결정액 대비 수납률은 2014년에는 58.0% 2015년에는 59.9%로 금융위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금융위는 지난달 19일부터 과징금과 과태료를 매기는 양형기준을 개편해 금융회사가 법령위반을 할 때 부과하는 과징금을 평균 2.5배 인상했습니다.

세부평가표로 점수를 매겨 부과기준율을 3단계로 차등화한 게 핵심입니다.

과거에는 이런 세부평가나 부과기준율 없이 위반 금액이 많을수록 부과율이 낮아지는 기본부과율만 적용해 과징금을 매겼습니다.

달라진 기준을 과징금 27건에 적용해본 결과 부과 금액이 약 2.47배 커진다고 금융위는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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