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빚 보증 선 친구 따라…20대 안타까운 선택
입력 2017-11-10 10:48  | 수정 2017-11-17 11:05

'암 투병' 치료비 보증 서준 친구 사망하자 빚 떠안아…온라인서 만난 여성과 극단적 선택

투병하는 친구 가족을 위해 보증을 섰다가 수천만원의 빚을 떠안은 20대 청년이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울산의 한 공장에서 근무하던 A(28)씨는 어머니의 암 투병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일을 자기 일처럼 걱정하며 위로했습니다. A씨는 치료비를 마련하려 은행마다 문을 두드리며 대출을 받으려는 친구를 위해 기꺼이 보증을 섰습니다. 그러나 친구 어머니는 완치되지 못하고 숨졌고 희망을 잃은 친구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절친한 친구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A씨는 6천만원이라는 큰 빚마저 떠안게 됐습니다.

모아놓은 돈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절반가량을 갚았지만 아직 남은 수천만원의 빚이 A씨를 옥죄었습니다. 위험물을 취급하는 공장에서 밤늦게까지 일해도 빚을 갚기에는 턱없이 모자라 결국 지난 달에는 직장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심신이 지친 A씨는 결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알게 된 B(25·여)씨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


이들은 SNS로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지난 7일 부산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서로의 사연을 알지 못한 채 같은 목적으로 만난 이들은 큰 종이 상자에 번개탄 등을 담아 지난 8일 오후 6시께 여수의 한 모텔로 들어갔습니다.

다음 날인 9일 오후가 되도록 이들은 모텔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오후 8시 24분께 인터폰을 받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모텔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에 의해 욕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욕실에는 불에 탄 번개탄 2장과 연탄 1장, 휴대용 가스버너가 놓여 있었습니다.

A씨는 이미 숨져 있었고 B씨는 머리와 옆구리에 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 A씨 등의 신병을 가족에게 인계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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