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정농단 최순실 태블릿PC` 첫 법정 공개…崔 "처음봐, 고영태가 기획한 것"주장
입력 2017-11-09 16:12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증거물로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의 실물이 법정에서 처음 공개됐다. 최 씨는 본인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등 84회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은 최 씨 측 요청으로 태블릿PC를 검증했다. 작년 10월 태블릿PC의 존재가 보도된 뒤 공개적으로 실물이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전원을 켤 경우 저장된 데이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날은 외관만 살펴봤다.
재판부는 검찰로부터 노란 스티커로 봉인된 서류봉투에 담긴 태블릿PC를 건네 받았다. 법정에 설치된 화상기를 통해 태블릿PC의 이곳저곳을 비추며 "삼성전자 제품이다", "20120322라는 날짜로 추정되는 게 적혀 있다', '4GLTE 32GB 제품이다" 등을 재판장이 직접 설명했다.
이후 최씨와 이경재 변호사(68·사법연수원 4기) 및 이들이 요청한 검증참관인 2명이 함께 태블릿PC를 직접 살펴보며 제품 곳곳을 사진으로 찍었다.

이 과정에서 검찰과 이 변호사간에 신경전도 벌어졌다. 검찰은 "공판을 위해 촬영이 허용된만큼 특정 단체나 언론에 유출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변호사는 "공개 재판에서 검증한 만큼 외부에 알려진다고 해서 공공이익을 해치는 건 아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변호인이나 검증참관인은 촬영 사진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기로 한 약속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법정 내 검증을 마치고 태블릿PC를 다시 봉인했다. 재판부는 이 제품을 직접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이 변호사는 "1년만에 천신만고 끝에 실물이 제출돼 이 사건 진상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태블릿PC를 처음 보고 제가 쓰지도 않았다"며 "제가 생각하기에는 고영태가 기획한 것에 검사들이 일부 가담한 것"이라고 조작을 주장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의 뇌물공여 혐의 등 항소심 5회 공판이 열렸다. 이 부회장 측이 신청한 남모 문화체육관광부 과장과 강모 삼성전자 과장이 첫 항소심 증인으로 출석했다.
남 과장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유망주 발굴 등 공익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최씨와의 연관성은 "몰랐다"고 증언했다. 다만 이규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38) 등과의 면담에서 "신생단체인데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는지 물으니 삼성과 강릉시에서 도와주기로 이야기가 됐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채종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