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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무비골라주] ‘폭력의 씨앗’, 내 안에 숨겨진 괴물을 마주했다
입력 2017-11-09 06:02 
영화는 보고 싶은데 입맛에 딱 맞는 작품이 없다고요? 보고 싶은 영화에 마땅한 정보가 없다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상업 영화 외에도 최신 개봉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골라주는 코너로, 예비관객들의 영화를 향한 호기심을 살살 긁어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MBN스타 김솔지 기자]

제목 : 폭력의 씨앗

감독 : 임태규

출연 : 이가섭, 정재윤, 소이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 83분

개봉 : 11월 2일

◇. 폭력의 씨앗

군 복무 중 외박을 나온 주용(이가섭 분)이 하루 동안 겪는 사건을 통해 폭력이 인간 내면에 스며드는 과정을 서늘하고 집요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경쟁부문 대상과 CGV아트하우스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9월 제65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신인감독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또한 제 33회 바르샤바국제영화제 신인경쟁, 제12회 파리한국영화제, 제32회 마르델플라타 국제영화제에도 연이어 초청됐다.



◇.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군 복무 중인 주용과 분대원 일행들은 단체로 외박을 나왔다. 부대를 벗어나 잠시 숨통 트이나 했더니 누군가 선임병의 폭행을 간부에게 폭로하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선임병은 고발한 범인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됐다. 이 과정에서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주용은 범인으로 몰린 필립(정재윤 분)을 감싸줬다. 그러나 자신도 궁지에 몰리자 필립에게 사실대로 말하라고 몰아붙였다.

자신이 쓴게 아니라고 주장하던 필립은 선임병에게 구타를 당했고, 치아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용은 그를 데리고 치과의사인 매형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 곳에서 또 다른 폭력을 마주했다.

◇. 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폭력의 씨앗은 주용의 험난한 하루를 따라갔다. 주용은 폭력적인 군대 문화의 피해자로서 약자에게 되물리지 않겠다고 마음먹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문화에 스며들었다.


자신이 감싸주던 후임병 필립이 점점 자신을 고발자로 몰고가자 주용은 결국 자신이 겪었던 방법을 똑같이 행사했다. 점차 자신을 괴롭혔던 괴물들과 흡사해진 주용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화는 주용의 하루를 통해 폭력의 씨앗이 발아되는 과정을 그렸다. 신체적으로 가하는 것만이 폭력은 아니었다. 인물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도 폭력의 근원들이 포착돼 섬뜩함을 안겼다.

영화 속 주 배경은 군대였지만, 이는 군사 문화의 영향이 특수한 집단을 넘어 일상으로 번지는 한국 사회의 풍경을 서늘하게 담았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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