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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tv] `마녀의법정` 절대악 전광렬에 맞서는 여아부 다시 뭉칠까
입력 2017-11-08 06:4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고 생각하지만, 아버지 역할 밖에는 없더라. (한국 드라마에는) 배우 한 사람의 향기와 맛을 표현할 공간이 없다."
배우 전광렬은 지난달 30일 경기 화성에 위치한 KBS2 '마녀의 법정' 촬영세트장에서 멜로 드라마에만 치우치고 있는 한국 드라마의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성고문 사건의 주범인 형사로 재직하다가 정치판에 나서 영파시 시장이 된 조갑수를 연기하고 있다.
조갑수는 절대 악인이다. 성고문 피해자이자 주인공 마이듬(정려원 분)의 어머니 곽영실(이일화)를 죽음을 내몰았다. 어머니를 찾기 위해 검사가 된 마이듬과 세월이 흘러 악연으로 만났다.
영파시 시장 선거를 앞둔 조갑수는 자신이 아끼던 백상호(허성태)의 동생 백민호(김권)가 처가 형제그룹의 아들 안태규(백철민) 살인사건에 얽히자 백상호를 자살로 위장했다. 결국 백민호는 안태규 대신 징역형을 받았고, 조갑수는 돈줄인 처가를 등에 업고 시장에 당선됐다.
조갑수는 단순한 악역으로 한정할 수는 없다. 시장에 당선된 후 축하 세례 속에서 버릇처럼 백상호를 찾았고, 그가 죽은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홀로 눈물 흘렸다. 성공을 막는 장애물을 가차 없이 내치던 그에게도 작은 연민이 있었다.

성고문 사건의 피의자이자 정치 욕망이 가득한 조갑수는 전광렬을 만나 최근 악역 중 가장 입체적인 인물로 거듭나고 있다. '전광렬'이라는 무게감에 복잡한 정치 세계를 성범죄로 끌고 들어온 정도윤 작가의 극본을 통해 '조갑수'가 힘을 받는 것이다.
'마녀의 법정' 현장 공개에서 전광렬이 토로할 정도로 그동안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멜로 드라마가 강세였다. 최근에는 장르물들이 시도되고 있으나 시청률을 보장하는 건 남녀의 사랑이 중심이 된 작품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사건을 다루는 '마녀의 법정'은 조갑수와 마이듬을 비롯한 여성아동범죄전담부(여아부)의 대결을 통해 클라이막스가 치닫고 있다. 애틋한 사랑 이야기 없이도 사건을 뒤좇는 검사들과 과거를 숨기기 위한 조갑수의 머리싸움이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고 있다.
어미니를 죽인 범인이 조갑수인 것을 확인한 마이듬은 백상호와 접촉했으나 이 때문에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고, 그를 대신해 민지숙(김여진) 부장검사가 사표를 냈다. 마이듬도 여아무를 떠났다. 승승장구하던 여아부 검사들이 흩어지게 됐다.
지난 7일 방송 마지막에는 마이듬이 변호사로 여진욱(윤현민) 검사 앞에 앉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자신의 어머니가 마이듬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가뒀다는 사실을 안 여진욱과 마이듬 그리고 민지숙이 힘을 모아 조갑수를 향해 다시 날을 세울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in999@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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