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에 비해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권 이주여성의 고위험신생아 출산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인규 교수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는 BMJ open 저널에 '대한민국 남성과 결혼한 이주 여성의 출산결과' 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필리핀 여성은 한국여성에 비해 미숙아 출산위험이 약 1.5배, 저체중출생아 출산위험과 과숙아 출산위험은 각각 약 1.7배, 1.8배였고, 중국 여성의 거대아 출산위험은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미숙아는 임신기간이 37주 미만, 저체중은 출생체중이 2,500g 미만, 과숙아는 임신기간이 42주 이후, 거대아는 출생체중이 4,000g이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고위험 신생아의 출산이 영양상태, 생활습관, 산전관리 등 산모의 전반적인 건강에 좌우된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아시아권 이주여성의 임신기간 건강관리가 부실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인규 교수는 "결혼이주여성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권 이주여성의 대부분은 입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 및 출산을 준비한다"며 "새로운 환경 적응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 뿐만 아니라 언어장벽 등으로 인한 의료접근성 저하가 그 원인이라 추측해본다"고 말했다. 현재 이주여성은 국가 주도 하에 진행되는 산전관리·교육 등 다양한 의료혜택을 한국여성과 동일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환경적으로 정보접근성이 낮은 이주여성들이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송 교수는 "이전 연구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임신 기간 중 영양공급이 부실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했다는 이주여성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교육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다"며 "출산 예정일까지 정기적인 검진을 받고 적절한 시기에 산전 관리를 받을 수 있다면, 고위험신생아의 출산 비율은 낮아질 것"이라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연구 표준데이터의 규모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대한민국에서 출생된 단태아 177만여 명의 통계청 출생 자료를 토대로 한 대규모 연구 △그 동안 논의됐던 미숙아, 저체중출생아를 넘어 과숙아, 거대아로 범주를 확대한 첫 연구 △산모 나이, 출산 횟수 등 출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보정한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한편 미숙아, 저체중출생아는 신생아 사망의 위험이 높고, 재입원률, 호흡기 감염에 취약, 성장부진, 발장장애, 대사증후군 등의 위험이 높다. 또한 출생 후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 산모와 떨어져 지내는 기간이 길어져 모아애착관계 형성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산후우울증 발생도 높아진다. 과숙아, 거대아는 태아사망, 난산, 신생아 가사 및 사망, 분만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