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영상의학(Emergency Radiology)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현실적인 지원이 없어 활성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응급영상의학은 응급환자나 외상환자에 대한 영상의학 검사와 인터벤션 시술을 담당하는 영상의학의 한 분야다.
응급센터를 방문하는 환자들이 최근 늘어나면서 기대하는 응급 진료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외상환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응급환자 진단과 치료방침 결정에 영상의학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응급환자들에 대한 신속한 영상의학 서비스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각종 인터벤션 시술 발달로 인해 진단 뿐만 아니라 치료영역에서도 영상의학이 기여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의 경우 병원 규모나 인력에 따라 자체 응급영상의학 전문의를 구성하거나 운영중이며, 이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이는 응급영상의학의 역할이 점점 확대되면서 병원과 응급실에서 주 7일, 하루 24시간 연속해서 영상의학과 진료가 필요하게 되었으며, 이는 병원의 기본적인 질 관리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항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병원의료시스템 내에서 원활한 응급영상 시스템 제공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부 대형병원에서만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일부 의사들의 개인적 희생을 통해 신속한 진료가 요구되는 응급환자들에 한해 응급영상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기존의 업무(외래나 입원환자 등)만으로도 업무량이 넘치고, 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대한영상의학회 산하 대한응급영상의학회 제환준(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회장은 "개인적 희생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24시간 영상의학과 진료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병원 질 평가 항목에 응급영상의학 관련 항목 신설 등 정책적 지원은 물론 새로운 시스템 도입이나 인력충원 등의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환준 회장은 이어 "응급영상의학 시스템 운영은 각 병원마다 진료환경이나 인적자원의 구성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각 병원에 맞는 효과적인 응급영상의학 시스템을 찾아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대한영상의학회(회장 김승협,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오는 8일 세계영상의학의 날을 기념해 서울대병원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응급영상의학'이라는 주제로 '대한영상의학회(이하 대영)-한국과학기자협회(이하 과기협) 공동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김승협 회장은 "높아지는 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정확한 검사 및 치료방향 결정이 중요하며, 이에 따른 영상의학과의 역할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대표적인 것이 응급영상이며, 이번 공동심포지엄을 통해 응급환자에게 빠르면서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여 응급의료의 질을 높이는데 꼭 필요한 응급영상의학 시스템의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승협 회장은 이어 "우리나라의 의료 환경이 미국이나 다른 의료선진국과 동일하지는 않지만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가 사회적으로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의료 환경에 맞으면서도 효과적인 24시간 응급영상의료시스템을 만들고 응급영상의학을 담당할 수 있는 의사들의 능력을 유지 발전시켜 나가는데 계속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영상의학의 날은 뢴트겐이 X-Ray를 발견한 날인 1895년 11월 8일을 기념하고 현대의학에서 영상의학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된 전 세계 영상의학학술단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이다. 특히 뢴트겐이 X-Ray를 발견한 후 오늘날 CT, MRI, 초음파 등 최신 영상장비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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