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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라운지] 류철한 BGF 상무 "지배구조 개편 속도…배당 늘리겠다"
입력 2017-11-05 22:45  | 수정 2017-11-05 23:24
지난 1일 BGF리테일은 우여곡절 끝에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 작업을 마쳤다. 경영승계 목적 외에는 부족해 보였던 지배구조 개편 명분과 분할비율 논란, 최대주주의 지분매각이 뒤엉키면서 지난 6월 지주사 전환 발표 후 5개월 새 주가는 반 토막이 났다.
주주 동의를 얻어 결국 기업분할 작업을 완료했지만 여전히 증권가에선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매일경제신문은 서울 강남 BGF 본사에서 류철한 BGF 재무지원실장(CFO·상무·48)을 만나 이 같은 우려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류 상무는 "회사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사 역할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회사도 있지만 우리는 다양한 방향을 갖고 위험이 작은 신사업부터 찾아서 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BGF리테일 단일 회사에서 편의점 사업 외에 다른 사업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류 상무는 "어떤 사업이든 기복이 있는데 어려워질 상황에 대비해서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 둬야 한다"며 "그러나 신규 사업을 펼치는 것에 대해 투자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아 새로운 사업을 펼칠 수 있는 회사를 분리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30일부터 주식거래정지 상태에 들어간 BGF리테일은 지주사인 BGF와 기존 편의점 사업을 영위하는 BGF리테일로 나뉘어 오는 12월 8일 주식시장에 재상장된다. 순수 지주회사인 BGF는 편의점 사업과 관련한 신사업을 직접 펼치거나, 관련 회사 지분투자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BGF리테일은 이란에 편의점 1호점을 연내 설립한 후 이를 교두보 삼아 중동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류 상무는 "일단 편의점 관련 신사업을 확장한 뒤 범위를 더 넓혀볼 것"이라며 "건강 간편식 및 디저트류 등 주로 1인가구 증가 추세에 맞춘 식품 관련 사업이나 자사상표(PB) 상품 개발 투자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BGF의 경우 그룹 지주사지만 아직 BGF리테일에 대한 지분은 없다. 자사주도 거의 없어 자사주를 활용한 지분 확대, 즉 '자사주의 마법'도 부리기 힘들다. 공정거래법상 상장 자회사 지분율 2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BGF는 유상증자를 한 후 최대주주인 홍석조 BGF그룹 회장이 들고 있는 BGF리테일 지분 20%와 맞바꿀 예정이다.
이 경우 BGF는 BGF리테일 20%를 확보해 지주사 요건을 맞추고, 홍 회장은 현재 31.8% 수준인 BGF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류 상무는 "BGF리테일 지분 20%를 모두 사는 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물출자 유상증자(지분 스왑)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 중"이라며 "이 작업은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배당성향과 관련해선 "분할 이전부터 기업 이익이 늘어남에 따라 꾸준히 배당을 늘려왔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류 상무는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지금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이기 때문에 오해받을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리하게 주주친화정책을 펼치진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BGF리테일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평균 8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 늘어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1조5206억원)과 순이익(669억원)도 각각 10.8%, 17.6%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윤진호 기자 / 고민서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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