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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초점] `부암동 복수자들`은 왜 고구마 드라마가 됐나
입력 2017-11-03 07:0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고구마 유발자들에게 통쾌하게 사이다 복수를 하던 부암동 복수자들은 어디갔을까.
tvN 수목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은 재벌가의 딸 김정혜(이요원 분), 재래시장 생선장수 홍도희(라미란 분), 그리고 대학교수 부인 이미숙(명세빈 분)까지 살면서 전혀 부딪힐 일 없는 이들이 뭉쳐 가성비 좋은 복수를 계획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극 초반 부암동 복수자들은 박진감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쫀쫀한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으로 시청자들을 홀렸다.
복자클럽을 결성한 네 사람이 본격적으로 복수 대상자들에게 조금은 소심하지만 통쾌한 복수를 했고, 이는 보는 시청자들을 환호하게 했다. 속이 뻥 뚤리는 이들의 복수는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했다.

그러나 8회까지 방송된 부암동 복수자들은 겨우 일이 해결되려고 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또 다른 사건이 터지고 네 명의 복자클럽 멤버들은 계속해서 고통받는 스토리를 그리며 시청자들에게 답답함을 선사했다.
재벌집 막내딸이지만 혼외자로 평생을 고통받았던 김정혜는 여전히 자신을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는 가족들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있으나 그렇다할 복수를 하고 있지 못하다.
남편의 직접적인 폭력은 멈췄지만 정신적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남편에게 휘둘리기만 하는 이미숙의 모습은 처연하기까지하다.
홍도희의 경우는 가장 고통스럽다. 꾸준히 자신의 아들을 괴롭히던 아이가 이번엔 딸까지 엮어서 걷잡을 수 없는 큰 일을 일으켰기 때문. 홍도희의 딸은 폭력 교사로 뉴스에 나오며 홍도희를 절망케 했다.
사이다 드라마로 호평을 받았던 부암동 복수자들은 언제부턴가 사이다보다는 보는 이들의 목을 꽉 막히게 만드는 고구마 드라마가 돼버린 것.
특히 12부작인 부암동 복수자들의 경우는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놓고 있다. 복수 대상자들에게 어느 하나 복수의 물꼬를 터놓지 못하고 있는 이들의 반복적인 실패의 모습을 보는 시청자들은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고, 시청자들이 원하는 그림이 아닐 수 있다.
특히 사이다 드라마는 빠른 극 전개와 연결지어 말할 수 있다. 부암동 복수자들은 그런 면에서 같은 갈등을 반복해서 그린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극에 대한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부암동 복수자들이 남은 4회 동안 그간의 고구마를 만회하고 화끈하지만 가성비 좋은 복수를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부암동 복수자들이 초반에 보여준 사이다를 다시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shiny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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