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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전북 안 떠나는 최철순 “감독님 칭찬 못 받아서”
입력 2017-11-03 05:51 
최철순은 2006년 프로 입문 이후 상주 상무를 제외하고 전북 현대에서만 뛰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완주) 이상철 기자] 전북 현대에는 국내에서 공 좀 찬다는 축구선수가 집합해 있다. 그 가운데 최철순(30)은 특별한 존재다. 2006년 우선지명으로 전북에 입단한 그는 대표적인 ‘원 클럽 맨이다.
다른 팀에 적을 뒀던 적은 군 복무를 위한 상주 상무에 있던 것이 유일하다. K리그 통산 328경기 중 283경기를 전북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부상 등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2018년 전북 소속으로 300경기 출전 기록도 세운다.
최철순은 녹색전사 유니폼을 입고 성장해왔다. 이제는 당당히 국가대표로도 활약하고 있다. 이른바 ‘전북의 레전드로 불릴 만한 선수다. 최철순은 자신은 그럴 정도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을 갖췄다. 최철순에 대한 전북 팬의 애정도 크다.
이쯤에서 생기는 궁금증 하나. 수많은 전북 선수들이 K리그 내 타 팀이나 해외 진출을 꾀했다. 다시 돌아온 사례도 있다. 그런데 최철순은 왜 전북을 떠나지 않는 것일까. 전북이 아닌 다른 팀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최철순은 과거 ‘떠날 뻔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솔직히 새로운 축구를 한 번 배우고 싶기도 하다. 한때 이적에 관한 이야기가 있기도 했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라고 전했다.
일본(알비렉스 니가타), 독일(호펜하임)에서 뛰었던 김진수를 보면서 해외진출에 대한 생각도 접었다. 그는 (김)진수를 보니까 해외에는 안 가는 게 나을 것 같더라. K리그에서 뛰면 멘탈 하나는 강해진다”라며 웃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최철순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전북만 있다. 최강희 감독과의 인연은 그의 축구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최철순은 전북행은 운명과 같았다. 감독님께서 나를 뽑아주셨다. ‘공 잘 차니라고 물으셔서 ‘다부지게 찬다라고 답했다. 그렇게 우선지명을 받은 뒤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다”라며 딱히 다른 팀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이 팀에 와서 나는 성장하고 발전했다. 감독님께서 축구를 알려주셨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최철순에 대한 애정이 크다.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 악바리 근성이다. 투지가 넘친다. 그리고 팀과 동료를 위해 헌신한다. 오른쪽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팀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했다. 감독 입장에서 예뻐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 감독은 최철순의 칭찬에 인색하다.
최철순은 감독님께 유난히 욕을 많이 먹는다. 힘듦과의 싸움에서 버텨내야 한다”라며 감독님께서 매번 못한다고 뭐라 하신다. 감독님께 인정받을 때면 전북을 떠나야 할 시기일지 모른다. 그런데 그때 가서 갈 데가 있을까. 감독님 때문에 포지션(측면 수비수)도 바꿨으니 끝까지 (내 축구인생을)책임을 지셔야 한다”라고 압박했다.
최철순은 최 감독에게 정말 혼을 많이 받는다. 최철순의 내부고발이다. 그 외에도 여러 증언이 있다. 그러나 최철순, 혼자만이 아니라 팀을 향한 쓴소리다.
최철순은 2006년 프로 입문 이후 상주 상무를 제외하고 전북 현대에서만 뛰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주장 신형민은 아무래도 감독님과 (최)철순이가 오랫동안 함께 했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철순이도 그 상황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하프타임에서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확실히 다른 선수들이 경각심을 갖고 후반 플레이가 달라진다”라고 했다.
최철순은 이에 대해 감독님께서 자주 그러신다. 내가 잘 못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그 이후 팀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진다. 아무래도 은퇴할 때까지 감독님께 욕을 먹을 것 같다. 만약 감독님께 좋은 말을 듣게 된다면, 나와 헤어질 때일 것 같다”라며 웃었다.
최철순은 전북에서 많은 것을 이뤘다. 올해 K리그 5번째 우승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공교롭게 전북은 최철순이 상주에 있던 기간 K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만큼 그의 공도 컸다는 것이다. 동료들도 그를 ‘언성 히어로라고 평가했다.
최철순은 헌신하는 것도 팀플레이의 하나다. 슈팅, 드리블, 패스 등 각자 다 주어진 역할이 있다. 이 모든 게 균형이 잡혀야 우승할 수가 있다”라며 올해는 어느 해보다 더 재미있게 경기를 뛰고 우승을 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최철순은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전북의 오른쪽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장수 비결에 대해 그는 악착같은 플레이가 아닐까. 지고 싶지가 않다. 한때 감독님께 ‘저도 주연이 되고 싶다라고 말씀 드렸다가 크게 혼이 났다. 이제는 나보다 동료를 돋보이게 하는 희생정신이 강하다. 그래서 더 많이 뛰는 것 같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최철순에게 다시 한 번 전북 레전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그런 대우에 대해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럴 여유도 없다. 과거 (레전드 대우를 받는)선배들을 보면 참 부럽기만 하다. 영광스러운 자리가 아닌가.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솔직히 욕심은 나는 것 같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최철순
1987년 2월 8일생
175cm 68kg
세일중-보인정보산업고-충북대-전북 현대-상주 상무
2006년 전북 우선지명
2007년 U-20 월드컵
2011년 K리그 베스트11 수비수
2013년 K리그 챌린지 베스트11 수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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