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카카오뱅크 100일…절반의 성공
입력 2017-11-02 17:27  | 수정 2017-11-02 19:55
'카뱅 쇼크'라는 말을 나올 정도로 돌풍을 일으킨 카카오뱅크가 출범 100일을 맞는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금융거래가 가능한 시대를 열며 100일 만에 무려 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상담 불통, 서비스 장애 등 한계점도 드러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한 달여 만에 가입자 307만명을 기록하더니 두 달째에는 390만명을 넘어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카카오뱅크 가입자는 420만명으로 케이뱅크 가입자 40만명의 무려 11배에 가까운 차이를 벌렸다.
현재 초기보다 가입자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신용대출 증가액은 여전히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대출 잔액은 출범 한 달째에 1조4090억원으로 시작해 두 달째에는 2조5700억원, 지난달 20일엔 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예금잔액은 지난달 20일 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까지 변화하게 한 카카오뱅크의 메기효과는 수수료부터 마케팅까지 전반에 걸쳐 펼쳐졌다. 시중은행 대비 수수료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간편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하자 은행들 역시 송금 수수료를 인하하고 서비스 대상국을 확대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디자인 마케팅의 힘도 입증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활용한 체크카드는 시중은행에 '캐릭터' 마케팅 경쟁을 촉발시켰다. SC제일은행과 NH농협은행 등은 카카오뱅크 체크카드의 폭발적 성장에 맞서 각각 마블·디즈니 캐릭터와 자체 제작 캐릭터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교육서비스 업체 에브리타임의 조사에 따르면 이 같은 성과로 카카오뱅크는 KEB하나은행과 함께 대학생 주거래은행 5위에 올랐다.

주거래은행으로는 5.8%가 선택해 KEB하나은행과 동률을 이뤘다. 영업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한 카카오뱅크가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 등 수십 년 역사의 은행들을 따라잡고 5위를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상담 장애 등 일부 미숙한 모습으로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출범 100일을 하루 앞둔 현재까지도 고객상담 서비스가 매끄럽지 못하다. 최근엔 체크카드 오류로 결제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돈이 인출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불편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조만간 제2 고객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3일 서울역에 위치한 서울오피스에서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가 주재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이날 지난 100일간의 기록을 살펴보고 향후 계획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카카오뱅크에 이어 제3·4의 인터넷전문은행 탄생도 예고됐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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