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차, 이스라엘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설립
입력 2017-11-02 15:58 

현대차그룹이 이스라엘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에 나선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을 위해 역량 있는 이스라엘 스타트업들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에서 열린 '2017 대체연료 & 스마트 모빌리티 서밋'에 참가해 내년 초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이 곳에 설립한다고 2일 밝혔다. 센터는 이스라엘의 인공지능, 센서 융합, 사이버보안 등 미래기술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대규모 투자와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이스라엘에 이어 독일 베를린, 중국 선전 등으로 센터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지영조 전략기술본부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이 이스라엘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직접 투자 뿐 아니라 벤처캐피탈 등 파트너를 통한 간접투자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초 센터 오픈에 맞춰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복수의 미래 유력기술 스타트업을 선정하고 초기 단계의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그룹의 신성장 동력에 필요한 혁신 기술을 습득할 계획이다. 또 스타트업들과 공동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에 성과물도 내놓겠다는 각오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는 이스라엘 현지 대학·기업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혁신 기술 트렌드 분석 등 현지 생태계 내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이를 기반으로 신생 스타트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에 대한 사전 검증과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중장기적으로 센터는 미래 모빌리티와 인공지능 등 혁신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연구거점으로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이스라엘 최고 명문대학 중 하나인 테크니온 공과대학, 한국의 KAIST와 함께 'HTK 글로벌 컨소시엄' 구성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는 차세대 신기술을 공동 연구함과 동시에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들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컨설팅을 통해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영조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미래에 완전히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를 선보이기 위해 이스라엘의 스타트업들과 손잡고 '마켓 쉐이퍼(Market Shaper)'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땅인 이스라엘에서 현대차그룹이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서밋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의 3대 방향으로 이그나이트 업(Ignite-up), 레브 업(Rev-up), 팀 업(Team-up)을 제시했다. 이그나이트 업은 미래를 변화시킬 아이디어를 지닌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발굴, 육성을 통해 혁신 가능성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두번째 단계인 레브 업은 미래 파괴적 혁신을 불러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공동개발을 통해 사업화를 촉진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단계인 팀 업은 스타트업을 포함한 혁신 기업들과 공동의 파트너십을 맺어 전략적 협업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는 미래 모빌리티를 비롯 인공지능과 로봇 공학, 신생에너지 등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신생 기업들과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사업 영역 간의 협력 가능성을 열겠다는 의미다.
이번 현대차그룹의 이스라엘 스타트업들과의 협업 강화 계획은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이스라엘을 방문해 현지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직접 살피며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당시 방문 때 자율주행 카메라 센싱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모빌아이의 암논 샤슈아 회장과 면담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샤슈아 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정 부회장과 회동하는 등 양사 간 협력 방안 마련을 위해 논의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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