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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묻어난 이범호-김주찬의 절실함, 반전 기다리는 KIA
입력 2017-10-28 06:02 
KIA 베테랑 야수 이범호(왼쪽)와 김주찬이 2차전서 의미 있는 플레이를 몇 차례 펼쳤다. 사진(광주)=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그 어떤 선수보다 우승이 간절하다는 KIA 타이거즈 베테랑 야수 이범호(35)와 김주찬(36). 아직은 부담감이 더 많아 보이지만 반전의 흔적이 없던 것은 아니다. 두 선수의 절실함이 이끌 반전을 KIA도 기다리고 있다.
누구에게나 우승이 주는 의미는 특별하지만 KIA에서 이범호와 김주찬이 느끼는 바는 좀 더 다를듯하다. 팀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베테랑 야수로서 전임, 현재 주장이기도 한 두 선수는 여전히 공·수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유사함 속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범호는 지난 2006년 한화 소속으로 한국시리즈 경험했지만 준우승의 아쉬움을 삼켰고 김주찬은 롯데 소속으로 플레이오프 무대까지 밟은 것이 전부다. KIA가 강해졌다지만 앞으로 또 우승기회가 찾아올지 모르는 일이고 선수와 팀의 앞날도 장담할 수 없다. 두 선수 모두 나이가 적지 않기에 첫 우승의 기쁨이 그 어떤 선수보다 간절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범호와 김주찬 모두 이번 한국시리즈를 치열하게 준비했다. 베테랑으로서 솔선수범하며 구슬땀을 흘렸다는 후문. 그 절실함에 대해 김선빈 등 후배들도 남다름을 느꼈음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 결과는 만족스럽지만은 못하다. 이범호는 1차전 4타수 무안타, 2차전 역시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주자 1루 기회서 허무한 뜬공으로 물러난 2차전 7회말 찬스처럼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 더 많았다. 수비도 다소 불안했다. 김주찬도 1차전 해결사가 되지 못했다. 2차전은 초반 두 번의 찬스서 연속 병살타로 물러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말았다.
두 베테랑 야수들은 이렇듯 1,2차전서 고개 숙인 순간들이 더 많았다. KIA로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 두 선수가 해결사가 되지 못하니 타선은 침체됐고 수비는 아슬아슬했다. 베테랑의 노련미가 자랑이지만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실력을 발휘하는데 있어 오히려 발목을 잡는 듯 보였다.
베테랑 이범호(왼쪽)와 김주찬은 그 누구보다 한국시리즈 첫 우승이 간절하다. 사진(광주)=김재현 기자
그렇게 아쉬움이 더해질 무렵, 반전도 펼쳐졌다. 이범호는 2차전 당시 5회초 무사 1루 위기서 양의지가 때린 3루 쪽 땅볼 타구를 한 번 더듬는 바람에 병살타로 연결하는데 실패했다. 다만 기민한 판단으로 선행 주자를 2루서 잡았다. 결과를 떠나 아쉬운 수비임은 분명했는데 바로 만회했다. 후속타자 에반스가 때린 타구가 3루와 유격수간을 빠르게 통과해 빠질듯했는데 이범호가 몸을 날려 공을 잡아낸 뒤 이번에도 2루로 오는 선행주자를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후속타자 허경민이 범타에 그치며 결과적으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김주찬의 반전은 더 놀라웠다. 8회말 다소 행운의 빗맞은 안타로 2루까지 출루했고 이어 희생번트 때 3루까지 진루. 나지완의 내야 강습 타구 때는 재치 있는 움직임을 보이며 상대 홈 빈틈을 파고들었고 이는 2차전 승리를 이끄는 결승점이 됐다.
전체적인 내용에 있어 아직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범호와 김주찬 모두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의미 있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슬라이딩 캐치를 하고 난 뒤 안도하던 이범호와 위기를 기회로 바꾼 뒤 아이처럼 짜릿해하던 김주찬의 밝은 미소는 두 선수의 우승에 대한 절실함과 열정이 사뭇 드러난 장면들.
다만 KIA 입장에서는 이범호와 김주찬이 반전의 흔적을 넘어 중심역할을 해줘야함이 절실하다. 심리전은 치열해지고 경기의 집중도, 그리고 팬들의 열기도 점점 뜨거워지는 한국시리즈다. 경험이 풍부한 이들 두 베테랑의 활약여부에 따라 KIA의 11번째 우승 가능성도 더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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