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서울 도봉서원터서 10세기 고려 비석 나와
입력 2017-10-27 15:35 

서울 도봉구 도봉서원 터에서 탁본으로만 전해지던 고려시대 승려의 비석 조각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도봉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조사하고 있는 서울 도봉서원 하층 발굴현장에서 그동안 탁본의 일부로만 전해지던 영국사 혜거국사비의 실물 조각이 발견되었다고 27일 밝혔다.
발견된 조각에는 총 281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중 256자의 해독에 성공하면서 그간 학계에서 혼동이 있었던 영국사의 정확한 위치와 건립 시기를 분명히 하고 혜거국사의 법명도 알아냈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또 고려 시대 하층유구에서 확인되는 통일신라의 기와와 건물지 기단으로 보아 영국사가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되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혜거국사는 고려 전기 유학승으로, 10세기 고려 시대 광종이 불교를 개혁하고 선교 양종을 통합하고자 도입한 법안종을 고려에 처음으로 전파한 승려로 추정된다. 그간 고려 최초의 국사인 갈양사 혜거국사와 이름이 같아 동일 인물로 혼용되어 왔으나, 이번 계기로 영국사 혜거국사는 갈양사 혜거국사와 동시대에 있었던 동명이인인 점이 확인됐다.
서울특별시기념물 제28호로 지정되어 있는 도봉서원은 1573년 조선 선조 시기에 정암 조광조를 기리기 위해 옛 영국사(寧國寺)의 터에 지어졌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1608년 세워진 후 서원철폐령이 있기 까지 약 260년 간 유지되었던 서원이다. 지난 2011년부터 3년간 진행된 발굴조사 중 국보급 청동 불교 용구가 77점 출토되면서 복원사업이 한동안 중지되었다가 지난 6월부터 발굴을 다시 시작했다.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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