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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마지막 보루 압구정, 35층 vs 50층 놓고 `고민중`
입력 2017-10-26 17:56 
◆ 랜드마크 꿈 접은 은마 ◆
은마아파트가 '49층의 꿈'을 포기하면서 초고층 재건축을 준비해 온 압구정 일대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제 서울 내 50층 안팎의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한 지역은 사실상 여의도와 성수뿐이다.
그동안 서울시의 35층 규제를 수용하지 않고 49층 이상의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해온 단지는 은마·압구정·잠실5단지가 대표적이었다. 이 중 압구정 일대 신현대, 구현대, 한양1단지 등 주요 단지들은 지난해 10월 35층 층수 제한 반대를 포함한 주민의견서를 제출했다. 당시 서울시의 35층 층수 제한에 대해 신현대는 50층 이상으로, 구현대1·2단지는 45층으로, 한양1단지는 50층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구현대 측은 의견서를 통해 "다양한 층수의 건축을 통해 한강변 경관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획일화된 층수 규정을 적용하면 잠실 재건축과 같은 성냥갑 형태의 단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은마아파트가 35층 이하 재건축을 수용하자 압구정 단지들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권문용 압구정5구역(한양1·2차) 추진위원장은 "층수 제한을 포함한 2030 서울플랜은 몇몇 친서울시 전문가들과 극소수 시민에게만 의견을 듣고 정해졌다"면서 "서울시민을 상대로 투표를 해서라도 50층 초고층 허용에 대해 다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광언 구현대 올바른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도 "하루빨리 정식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서울시의 35층 층수 제한에 대해 주민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50층 재건축은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압구정 재건축 관계자는 "은마 사례를 보면서 압구정도 35층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바꾸는 주민이 많아졌다"며 "박원순 시장 체제에서는 35층으로 일단 재건축을 추진한 후 설계 변경을 노리자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서울시 심사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은 한번 확정되면 10년 후 변경 가능하다.

반면 여의도는 일반주거지역에도 주상복합을 지을 경우 50층까지 건설 가능하다. 서울시가 지정한 '3대 도심'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30 서울플랜에서 '강남' '한양도성' '영등포·여의도'를 서울의 도심 지역으로 선정했다. 서울시 높이관리기준에 따르면 도심 지역은 높이 규제 완화 혜택을 받는다.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은 주상복합을 지으면 51층 이상 초고층 건물도 지을 수 있다. 일반주거의 경우에도 주상복합은 50층까지 올릴 수 있다.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당시 50층 높이 정비계획을 허가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강래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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