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성정은 기자]
고(故) 한일관 대표 김모씨(53, 여) 아들이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입을 열었다.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를 하루 아침에 잃은 아들은 세상이 무너지는 슬픔을 겪고 있는 가운데, 차분하면서도 성숙한 모습으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기대해 인터뷰를 마주한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20대 중반으로 알려진 김대표의 아들은 25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가졌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내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는 그는 "먼저 내 이모가 이제까지 이 사건 전체에 대해 대처해 주시고, 언론을 상대로 대변을 해주신 부분들이 그분의 독단적인 판단이나 결정이 아닌 100% 나와의 상의 속에서, 내 결정에서 나온 것임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이모 가족에 대한 의혹어린 시선부터 잠재웠다.
그는 "우리 유가족이 '지나치게 성숙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 거기에, 이모가 고인과 한일관의 공동대표이신 점, 또한 망자의 아들인 나보다는 이모가 인터뷰에 응하신 점 등을 더해 '어떻게 저렇게 쉽게 용서할 수 있나', '어째서 소송도 없이 조용히 마무리 하려고 하나' 등의 생각, 또는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판단하신 분들도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오해들이 나와 이모를 더욱 아프게 한다"며 유족 대표로 나선 이모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이 상처를 더하고 있음을 밝혔다.
김 대표 아들은 소송을 하지 않기로 한 부분에 대해 "소송을 하면 하루만에 끝날까, 정의롭고 순조롭게 모든 일이 해결될까. 몇 년간 피 터지게 싸워야 할 지 모른다. 그것은 '애도가 아닌 싸움을 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법적대응을 하지 않기로 한) 가장 큰 계기는 '그렇게하면 우리 엄마가 돌아오나'라는 생각이었다. 우리 엄마가 살아돌아 오실 수만 있다면 10년, 20년도 싸울 수 있다. 마지막에 '엄마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다. 과연 어머니가 그러한 싸움을 원하실까. 아니다. 내 어머니이다. 내가 가장 잘 안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한 결정임이 드러난다.
하지만, 최시원 측을 용서했다고 하지도 않았다. 김 대표 아들은 "'용서'라는 단어로 전해졌지만, 실제로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다. 그분들께서 여러 차례 사과를 해 오셨고, 그것을 '받았다' 정도로만 말하는 게 맞겠다. '악감정을 지우고 따듯하게 감싸 안으며 용서한' 개념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건이 한일관 대 최시원 측 대결 구도에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기를 희망했다. 그는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다. 최시원씨와 싸우고 싶지도 않다."면서 "언론에서 이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이것을 개인 간의 싸움으로 비추기보다 제도 마련과 재발 방지에 대한 대책을 낳는 계기로 만들어주셨으면 한다. 나는 조용히 내 엄마를 애도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의 사인이 녹농균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알려지면서 녹농균의 감염원이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그는 부검을 하지 않은 이유로 "평소 지병도 없으셨다. 무엇보다 그 사망이 '개에게 물려 생긴 상처를 통해 발생한 것"이라는 점이 명백했다"며 "엄마를 깨끗하게 보내드리고 싶었다"고 누구보다 엄마를 사랑한 아들의 마음을 드러냈다.
마침 이날 아침, 김 대표의 형부(백병원 의사)는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실익도 없는 법적 다툼을 몇 년씩 하면서 지치기보다는 차라리 진실한 사과를 받는 게 낫다고 여겼다"면서 "(최시원 측이) 사망을 알리자마자 처음부터 장례식장 문상을 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찾아와 정중히 용서를 구했다. 상대가 책임 회피하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처음부터 이 같은 모습을 보여줘 제대로 사과를 했다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공동대표를 맡아 전통있는 한식당 한일관을 지켜온 자매 중 동생인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최시원 가족이 기르는 반려견 프렌치 불독에 정강이를 물렸으며, 엿새 뒤인 지난 6일 패혈증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 사고는 한 매체 보도로 뒤늦게 알려졌으며, 견주가 최시원 가족이라는 점, 평소 사람을 잘 무는 개가 목줄을 하지 않았다는 점 등으로 집중포화를 맞았으며, 반려견이 급증하는 가운데 사회문제로 비화됐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 대표의 언니에 이어 아들, 형부까지 결국 유족이 모두 인터뷰에 나서며 원한 것은 최시원 측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재발 방지와 제도 마련에 힘써달라는 당부다. 또한, 유족들의 인터뷰와 한일관 측 입장에 따르면 최시원 측은 유족 측이 받아들일만큼 마음으로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견주 측의 일부 황당하거나 경솔한 행동에 아쉬움이 없지 않다. 누리꾼들의 집중 포화도 그래서 더욱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금 제일 마음이 아픈 사람은 고인의 아들을 비롯한 유족이 아닐까. 조용한 애도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기대하는 아들의 바람이 그 무엇보다 존중돼야 할 때다.
sje@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故) 한일관 대표 김모씨(53, 여) 아들이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입을 열었다.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를 하루 아침에 잃은 아들은 세상이 무너지는 슬픔을 겪고 있는 가운데, 차분하면서도 성숙한 모습으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기대해 인터뷰를 마주한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20대 중반으로 알려진 김대표의 아들은 25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가졌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내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는 그는 "먼저 내 이모가 이제까지 이 사건 전체에 대해 대처해 주시고, 언론을 상대로 대변을 해주신 부분들이 그분의 독단적인 판단이나 결정이 아닌 100% 나와의 상의 속에서, 내 결정에서 나온 것임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이모 가족에 대한 의혹어린 시선부터 잠재웠다.
그는 "우리 유가족이 '지나치게 성숙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 거기에, 이모가 고인과 한일관의 공동대표이신 점, 또한 망자의 아들인 나보다는 이모가 인터뷰에 응하신 점 등을 더해 '어떻게 저렇게 쉽게 용서할 수 있나', '어째서 소송도 없이 조용히 마무리 하려고 하나' 등의 생각, 또는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판단하신 분들도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오해들이 나와 이모를 더욱 아프게 한다"며 유족 대표로 나선 이모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이 상처를 더하고 있음을 밝혔다.
김 대표 아들은 소송을 하지 않기로 한 부분에 대해 "소송을 하면 하루만에 끝날까, 정의롭고 순조롭게 모든 일이 해결될까. 몇 년간 피 터지게 싸워야 할 지 모른다. 그것은 '애도가 아닌 싸움을 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법적대응을 하지 않기로 한) 가장 큰 계기는 '그렇게하면 우리 엄마가 돌아오나'라는 생각이었다. 우리 엄마가 살아돌아 오실 수만 있다면 10년, 20년도 싸울 수 있다. 마지막에 '엄마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다. 과연 어머니가 그러한 싸움을 원하실까. 아니다. 내 어머니이다. 내가 가장 잘 안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한 결정임이 드러난다.
하지만, 최시원 측을 용서했다고 하지도 않았다. 김 대표 아들은 "'용서'라는 단어로 전해졌지만, 실제로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다. 그분들께서 여러 차례 사과를 해 오셨고, 그것을 '받았다' 정도로만 말하는 게 맞겠다. '악감정을 지우고 따듯하게 감싸 안으며 용서한' 개념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건이 한일관 대 최시원 측 대결 구도에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기를 희망했다. 그는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다. 최시원씨와 싸우고 싶지도 않다."면서 "언론에서 이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이것을 개인 간의 싸움으로 비추기보다 제도 마련과 재발 방지에 대한 대책을 낳는 계기로 만들어주셨으면 한다. 나는 조용히 내 엄마를 애도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의 사인이 녹농균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알려지면서 녹농균의 감염원이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그는 부검을 하지 않은 이유로 "평소 지병도 없으셨다. 무엇보다 그 사망이 '개에게 물려 생긴 상처를 통해 발생한 것"이라는 점이 명백했다"며 "엄마를 깨끗하게 보내드리고 싶었다"고 누구보다 엄마를 사랑한 아들의 마음을 드러냈다.
마침 이날 아침, 김 대표의 형부(백병원 의사)는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실익도 없는 법적 다툼을 몇 년씩 하면서 지치기보다는 차라리 진실한 사과를 받는 게 낫다고 여겼다"면서 "(최시원 측이) 사망을 알리자마자 처음부터 장례식장 문상을 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찾아와 정중히 용서를 구했다. 상대가 책임 회피하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처음부터 이 같은 모습을 보여줘 제대로 사과를 했다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공동대표를 맡아 전통있는 한식당 한일관을 지켜온 자매 중 동생인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최시원 가족이 기르는 반려견 프렌치 불독에 정강이를 물렸으며, 엿새 뒤인 지난 6일 패혈증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 사고는 한 매체 보도로 뒤늦게 알려졌으며, 견주가 최시원 가족이라는 점, 평소 사람을 잘 무는 개가 목줄을 하지 않았다는 점 등으로 집중포화를 맞았으며, 반려견이 급증하는 가운데 사회문제로 비화됐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 대표의 언니에 이어 아들, 형부까지 결국 유족이 모두 인터뷰에 나서며 원한 것은 최시원 측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재발 방지와 제도 마련에 힘써달라는 당부다. 또한, 유족들의 인터뷰와 한일관 측 입장에 따르면 최시원 측은 유족 측이 받아들일만큼 마음으로 사과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견주 측의 일부 황당하거나 경솔한 행동에 아쉬움이 없지 않다. 누리꾼들의 집중 포화도 그래서 더욱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금 제일 마음이 아픈 사람은 고인의 아들을 비롯한 유족이 아닐까. 조용한 애도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기대하는 아들의 바람이 그 무엇보다 존중돼야 할 때다.
sje@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