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거래소 새 이사장에 정지원 내정
입력 2017-10-24 18:01  | 수정 2017-10-24 23:50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에 내정됐다.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24일 면접심사를 진행한 결과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거래소 차기 이사장 후보로 단독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종 확정은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지만 경쟁자였던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가 후보에서 제외돼 사실상 정 사장이 내정된 셈이다.
정 사장은 재무부와 재정경제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전형적인 금융관료 출신에 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 출신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이미 후보 선정 전부터 내정설이 돌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상 처음으로 이사장 후보 공모를 추가로 받는 사태까지 벌어져 '낙하산 돌려막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달 말 임시주주총회 추천을 거쳐 거래소 이사장 자리를 확정받은 후 11월 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한다. 정 사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코스닥시장 활성화가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투자자를 위한 고객 중심 서비스 강화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이 코스닥시장을 가장 먼저 언급한 이유는 수년째 코스닥시장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 상승을 주도해야 할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은 분류상 코스닥이라는 이유만으로 대규모 기관 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적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카카오·셀트리온 같은 코스닥 대표 기업들이 이런 이유에서 코스피로 이전하면서 우량기업들의 추가 이탈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정지원 체제 초기에는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시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거래소는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코스닥 우량주를 코스피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지수를 개발 중이다.
정 사장의 거래소 이사장 선임이 결정된 가운데 이번 인사 역시 낙하산 논란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역대 이사장들과 차별되지 않는 데다 거래소 본사 위치까지 고려해 부산 연고의 후보가 내정됐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목적이 강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선 초기부터 이사장 후보 지원자나 이사회 후보를 결정하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 명단을 철저히 비공개에 부친 점도 비판 대상이다. 이동기 한국거래소 노조위원장은 "공모 기간이 늘어나고 유력했던 내정자가 갑자기 바뀌는 것은 물론 후보 선정 기준을 알기도 어렵다"며 "자본시장을 관리·감시하는 거래소 수장을 뽑는 일인데 모든 절차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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