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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배울 선배들' 수두룩... 강팀으로 군림하는 두산
입력 2017-10-21 09:36  | 수정 2017-10-28 10:05
가을 경험 대물림…강팀으로 군림하는 두산


두산 베어스는 2000년부터 올해까지, 18시즌 중 13번 가을 무대를 경험했습니다.

이 기간, 삼성 라이온즈(14번)에 이어 두 번째로 자주 포스트시즌을 치렀습니다.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 팀의 중심은 타이론 우즈·심정수·김동주 등이었습니다.

이후 선배들은 팀을 떠났고, 후배들이 자리를 메웠습니다.


하지만 '명맥'이 끊기지 않았다. 선배들의 보고 배운 후배가 '경험 있는 선배'가 되어 다시 후배들에게 경험을 전수했습니다.

이렇게 가을 야구 경험을 대물림하며 두산은 점점 강한 팀이 됐습니다.



2017년, 플레이오프(PO)를 치르는 두산 엔트리(30명)에는 민병헌(30)과 오재원(32) 등 2007·2008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쓰라림을 경험한 30대 초반 선수부터 '두산 왕조 건설'을 꿈꾸는 허경민과 박건우(이상 27) 등 20대 중반, 이제 막 가을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가는 류지혁(23), 박세혁(27)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들이 자리했습니다.

민병헌과 오재원이 쌓은 경험을 허경민과 박건우가 보고 배웠습니다. 3년 연속 가을 무대를 밟는 허경민과 박건우는 이제 가을 무대가 두렵지 않습니다.



박세혁과 류지혁은 좌충우돌하며 새롭게 경험을 쌓는다. 고개를 들면 '보고 배울 선배들'이 수두룩합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단기전에서 감독이 선수들에게 뭔가를 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 팀에서는 오재원 등이 후배들에게 여러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노련하게 PO 경기를 치르는 민병헌과 오재원도 10년 전인 2007년 가을에는 '초짜'였습니다.

현재 NC 다이노스에서 뛰는 이종욱과 은퇴한 고영민(kt wiz 코치) 등이 당시 가을 무대를 주도했습니다.

2013시즌이 끝나고 이종욱, 손시헌(이상 NC), 최준석(롯데 자이언츠)이 동시에 팀을 떠날 때, 두산을 향해 '경험 부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2015시즌 종료 뒤 김현수(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미국 무대에 진출했을 때도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수빈과 김재호가 이종욱, 손시헌 등의 자리를 메우고, 김현수가 빠진 상황에서 박건우가 등장했습니다.

2006년 두산에 입단해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민병헌은 20일 PO 3차전에서 만루포를 쏘는 등 활약한 뒤 "10년 전 나는 형들을 보고 배웠다. 지금은 내가 그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며 "이런 선순환이 두산을 강팀으로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PO 3차전에서 주전 포수 양의지는 1회부터 허리 통증을 호소하더니, 2회 초 타석에서 박세혁으로 교체됐습니다.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의 빈자리가 커 보였습니다. 그러나 교체 출전한 박세혁이 안정감 있게 안방을 지키면서 두산은 14-3으로 완승했습니다.

박세혁은 "형들을 믿고, 함께 이야기하면서 긴장감이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목표로 정한 올해에도 두산 더그아웃에서는 '가을 경험 대물림'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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