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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양의지 빈자리 메운 박세혁, 가을에도 빛나는 존재감
입력 2017-10-21 06:02 
20일 오후 마산 야구장에서 2017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플러이오프 3차전이 열렸다. 2회초 1사 1,2루 두산 오재원 땅볼 때 박세혁이 NC 실책을 틈타 선취득점을 올리고 있다. 사진(창원)=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안준철 기자] 솔직히 떨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27)이 듬직하게 말했다.
박세혁은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2017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 승리의 숨은 공신이었다. 이날 두산은 14-3으로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을 2승1패로 만들었다. 한 번만 더 이기면 한국시리즈 진출 확정이다.
박세혁은 이날 스타팅 멤버는 아니었다. 두산에는 양의지(30)라는 걸출한 안방마님이 있다. 하지만 비상상황이 발생했다. 주전 포수 양의지가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1회말 수비만 마치고 교체됐다. 2회초 1사 후 양의지 타석에 박세혁이 대타로 나서며 경기에서 빠졌다. 양의지에 비해 큰 경기 경험이 적은 박세혁이지만, 첫 타석부터 NC 선발 에릭 해커에 몸에 맞는 공을 얻어냈다. 박세혁의 출루는 2회 두산 빅이닝의 시작이었다. 박세혁은 해커의 2루 악송구 때 홈을 밟았고,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민병헌의 만루홈런이 터지며 5-0으로 승부는 결정됐다. 이날 박세혁은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빛을 발했다. 4회말 NC 선두타자 박민우가 출루한 상황에서 후속타자 노진혁의 중견수 플라이때 박민우가 2루로 뛰었다. 하지만 1루 리터치를 하지 않은 것을 깨달은 박세혁이 콜을 했고, 결국 1루로 돌아가던 박민우가 아웃됐다. 7-3으로 NC의 추격 불씨가 남았던 상황에서 박민우의 횡사는 불씨를 끄기에 충분한 본헤드플레이였다. 경기 후 박세혁은 원래 내가 1루로 커버를 들어가는 상황인데, 안 뛸 줄 알고 홈에 있다가, 뛰는 걸 보고 1루로 뛰면서 콜을 했다. 내 콜을 듣고 다시 1루로 던진 것인 줄을 잘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박민우를 거기서 잡아, 쉽게 풀렸다. 그 아웃으로 인해 이겼다”고 말했다.
그에게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뜨거운 두산 타선을 상대로 만나게 되면 어떨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박세혁은 하늘에 맡겨야죠. 1번부터 9번까지 쉼 없는 타선 아니냐. 정말 쉽지 않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박세혁은 선배들을 믿고 경기에 임했다고 전했다. 그는 얼떨떨하다. 그래도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분 좋다”면서 좋은 형들이 많기 때문에 믿고 했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어 갑자기 들어가게 됐는데 떨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떨림과 설렘이 공존했던 것 같다. 한번도 제대로 뛰어보지 못한 무대에서 2회부터 나가게 되니 긴장했는데 형들을 많이 믿었다. 이야기도 많이 하다보니 긴장감이 금방 사그라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세혁의 활약은 두산 입장에서 든든하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박세혁이 숨은 MVP다. 정규시즌 중에도 양의지가 빠졌을 때 경기를 많이 나갔는데, 그 때 경험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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