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자동차 팔 때는 사탕발림...교환은 나 몰라라

수천만원짜리 새 차를 구입했는데 덧칠한 흔적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런 이유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이 교환을 해 주는 일은 거의 없는데요, 까다로운 자동차 보상, 최인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2월 국내 완성차 업체의 SUV를 구입한 정보연 씨.

정 씨는 구입한 지 한 달쯤 지나서야 우연히 보닛에 덧칠한 자국과 함께 일부 볼트가 다시 조여진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인터뷰 : 정보연 / 차량 주인
- "저한테 팔면서 이런 부분이 있으니 싸게 팔겠다고 하면 이해가 갈 텐데 새 차라고 팔았는데 결국 저만 손해가 난 것입니다."

수입 중형차를 구입한 박소연 씨 역시 한 달이 지나 이상한 자국을 발견했습니다.

인터뷰 : 최인제 기자
- "실제로 박 씨의 차량은 트렁크 부분부터 뒷좌석 문 안쪽까지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힘든 미세한 긁힘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 : 윤성권 / 한국자동차평가 과장
- "공장라인에서 작업한 것 같지는 않고요. 밖에서 차량이 출고돼 그때 (도장) 작업이 이뤄진 것 같습니다."

이같은 흠이 있으면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수리비용이 들어가고, 특히 중고차로 팔 때는 손해가 불가피합니다.

인터뷰 : 박소연 / 차량 주인
-"중고차로 팔 때 제가 산 것보다 20% 정도 손해를 보지 않을까 합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문제가 있는 점은 인정하지만 차량 교환이나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소비자 분쟁해결 기준에 따르면 중대한 결함으로 같은 문제에 대해 3회까지 수리했지만 문제가 또 다시 발생하면 무상수리나 교환, 환불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기준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업체를 강제할 수단도 없습니다.

인터뷰 :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
-"실제 조항이 있더라도 교환해 주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없습니다. (중대결함) 세 번이어야 교환한다는 조항은 너무 까다롭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자동차 구매 고객들의 피해가 빈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보상기준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분쟁기준을 담당하는 공정위원회 역시 문제를 인식하고 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 박도하 / 공정위 약관제도과장
- "각계에서 자동차 관련 분쟁 해결을 개정해야 한다는 수요가 있을 경우 내용을 파악해서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면 공청회 등 절차를 거쳐 개정을 할 계획입니다. "

자동차 생산 세계 6위에 내수 판매 100만대를 바라보는 시장 규모에 걸맞은 법규와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