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의 갑질 적폐, 청산돼야만 한다"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는 20일 서울 중구 명동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갑질' 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지금까지 드러난 티브로드의 갑질 행위와 태광그룹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하청업체를 상대로 한 갑질 행위 및 직접 고용 해결 문제 ▲총수 일가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비정상적인 직원 개인정보 활용 등이다.
김진규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은 "와인, 상품권 등을 직원들에게 강매했고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빼내 태광그룹 계열사 흥국화재에 가입하도록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이같은 문제들이 해결될 때까지 국회 앞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연대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복리후생, 선물 명목으로 직원에게 골프장 상품권, 와인 등을 구매하도록 했다. 또 자동차 보험 만기일이 도래하지 않은 직원에게도 흥국화재 보험 가입을 독려했다.
사회공헌과 관련해서는 티브로드가 티시스에서 김치를 10㎏당 19만원씩 주고 대량 구매해 기부하는 형태로 그룹 총수 일가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는 지난 6월 이와 관련된 자료를 공정위에 추가 제출해 조사를 요구한 상태다. 또 지난달 14일부터 이날까지 37일째 국회 앞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티브로드의 하청업체를 상대로 한 갑질 행태에 대한 발언도 나왔다. 이강환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 수석부지부장은 "기사들이 상시적 근로자이기에 직접 고용해야 한다"면서 "하청업체의 정규직인 분들도 있지만 실제 정규직으로 보기 힘들다. 원청과 하청업체가 2년마다 재계약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티브로드는 전국에 51개 센터를 갖고 있다. 기술센터의 경우 정보통신공사업법에 따라 하청업체를 통해 기사들을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센터는 2차 하청을 주는 부분도 많다는 게 희망노조 측 설명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도 티브로드 직원이 협력사에 갑질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티브로드 팀장급 직원 A씨는 서울사업부 마케팅팀 회의에서 "협력사 직원 수백명에게 분노를 갖고 실적을 닦달하라",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말고 협력사 사장들한테 표출하라. 정당하게 갑질하라" 등의 발언을 했다.
심규협 한국진보연대 민생국장은 "티브로드가 원하청 직원들을 위한 상생방안을 하루빨리 내놓길 바란다"며 "대화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고 말했다. 희망연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에만 티브로드에 상생 방안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20차례가 넘는다.
앞서 티브로드는 녹취록 문제에 대해 "관련 상황을 확인하고 해당 팀장에게 주의 조치했다"며 "노동조합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마무리했다"고 해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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