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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케치] `29년만에 WS행` 다저스, 시카고의 밤을 불태우다
입력 2017-10-20 14:36  | 수정 2017-10-20 15:44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다저스 선수단은 광란의 잔치를 벌였다. 사진(美 시카고)=ⓒ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시카고) 김재호 특파원] 시카고 컵스의 홈구장 리글리필드의 원정팀 배팅 케이지. 선수들의 땀과 피가 남아 있는 이곳이 20일(이하 한국시간) 흥겨운 파티장으로 변했다.
LA다저스는 이날 시카고 컵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11-1로 크게 이기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월드시리즈 진출은 1988년 이후 29년만이다.
다저스는 지난 2012년 현재 구단주인 구겐하임 그룹이 팀을 인수한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했지만, 계속해서 월드시리즈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2013년을 시작으로 5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우승을 차지했지만, 챔피언십시리즈(2013, 2016)나 디비전시리즈(2014, 2015)에서 미끄러졌다. 이 과정에서 프런트 오피스가 교체되고 단장이 교체되는 내홍을 겪기도 했다.


그런 시간들을 겪었기 때문일까. 이날 다저스의 우승 파티는 광란 그 자체였다. 이날 3홈런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끈 키케 에르난데스의 구호를 시작으로 시작된 샴페인 파티. 선수들은 내셔널리그 우승 트로피를 술잔삼아 동료의 얼굴에 샴페인과 맥주를 퍼부으며 승리를 즐겼다.
파한 자이디 단장은 "단장 부임 후 첫 두 시즌은 많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못해 정말 힘들었다"며 그동안 겪은 설움을 털어냈다. 1988년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토미 라소다 고문은 "정말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의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로스앤젤레스가 얼마나 우승 트로피를 기다리고 있는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개개인 선수와 코칭스태프, 그의 가족들이 지금의 위치까지 오기 위해 희생한 것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해냈다. 정말 많은 재능과 헌신, 열린 마음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이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나는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소감을 전했다.
기자는 그동안 메이저리그를 취재하면서 몇 차례 우승이나 시리즈 승리 세리머니 현장을 취재했지만, 이번같은 광란의 파티는 목격하지 못했다. 샴페인을 뒤집어쓴 채 기자실로 향하며 한 현지 기자에게 이 말을 건네자 그는 이같이 답했다.
"다음 파티는 더 심할 것이다. 각오하는 것이 좋겠다."
다저스 선수단은 휴식 후 LA로 복귀, 25일부터 시작되는 월드시리즈에 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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