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 서쪽 성벽 터 발견됐다

과거 백제의 수도로 추정되는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에서 서쪽 성벽의 일부와 성문 터가 발굴됐다.
20일 서울 송파구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지난 9월부터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서 진행 중인 발굴조사에서 성벽, 석축과 함께 성문이 있던 터인 문지로 추정되는 유구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풍납토성의 서쪽 성벽은 남쪽에 200m 가량 남아있는데 대부분의 지상부는 없어진 상태다. 성벽은 현재 지표의 0.5∼1.5m 아래에 있었는데, 이번 발굴조사로 그 아래 1.5∼2m 높이가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벽의 중심 토루(흙으로 쌓은 성벽)를 중심으로 두세 번 덧대어 성을 축조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번 조사 결과로 풍납토성이 길쭉한 타원형이라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졌다. 또 풍납토성의 서쪽 성벽은 학계에서 예상했던 곳보다 3m 정도 서쪽에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로 인해 성벽이 발굴조사 지역 북쪽에 있는 삼표레미콘 공장을 관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풍납토성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성문 터에서는 인위적으로 돌을 쌓은 양상이 확인됐고, 문을 지나는 폭 7m, 길이 약 10m의 도로 유적도 나왔다. 도로 유적은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발굴조사가 이뤄진 풍납동 197번지 미래마을에서 드러난 도로 유적과 흡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삼표산업이 풍납동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 이전을 막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이어가고 있는 소송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백제의 수도 하남 위례성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풍납토성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삼표산업에 풍납동 공장 이전을 요청하고 보상 조치를 할 예정이었다. 이를 거부한 삼표 측이 지난해 3월 제기한 사업인정고시 취소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공장 자리에 성벽이 존재할 가능성이 없거나 매우 낮다는 이유로 삼표산업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국토교통부가 항소함에 따라 정부와 삼표 간 2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오신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