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트와이스 뮤비에 나왔던 '신설동 유령역' 시민 곁으로
입력 2017-10-19 13:49  | 수정 2017-10-19 19:54
신설동 유령역 / 사진=서울시
트와이스 뮤비에 나왔던 '신설동 유령역' 시민 곁으로


서울시가 '신설동 유령역'을 시민에게 개방했습니다.

19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곳은 1호선과 2호선이 교차하는 지하철 신설동 지하 3층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신설동 유령역은 지금은 쓰지 않는 옛 승강장으로, 운행을 마친 1호선 동묘앞행 열차의 군자차량기지 입고선으로 활용되는 장소입니다.

이 유령역은 영화·드라마 제작자나 '철도 마니아'들에게는 익숙한 곳이지만 일반 시민들은 존재를 잘 알지 못합니다.

역사 안내 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것은 물론, 40여 년간 일반 시민의 발길이 끊긴 탓에 방치된 콘크리트 구조물과 승강장에 희미하게 남은 노란색 안전선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신설동 유령역 / 사진=트와이스 MV

인기 그룹 엑소(EXO)와 트와이스의 뮤직비디오와 드라마 '스파이', 영화 '감시자들'이 바로 이곳에서 촬영됐습니다.

선로 쪽 벽에는 '11-3 신설동'이라고 적힌 낡은 표지판 하나가 벽에 붙어 있어 세월의 흐름을 짐작하게 합니다.

이런 '유령 승강장'의 탄생은 1970년대 지하철 건설 계획의 수정에서 비롯됐습니다.

서울시는 1974년 8월 개통한 지하철 1호선을 건설하면서 연희동~종각∼동대문∼천호동으로 이어지는 5호선 노선을 구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1972년 9월부터 1974년 8월까지 5호선이 지나갈 이 지하 3층 승강장을 포함해 신설동역을 건설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여러 사정으로 5호선은 왕십리∼청구∼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지나는 것으로 노선이 변경됐고, 신설동역 지하 3층 승강장은 버려져 지금의 '유령 승강장'이 됐습니다.

시는 이후 2호선 전동차가 입고하는 군자차량기지가 완공된 1977년 8월까지 이 승강장을 차량 정비작업장으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지하철 1호선 동묘역행 열차가 운행을 마치고 군자차량기지로 들어가는 선로로 하루에 평일 14회·휴일은 12회씩 쓰이고 있습니다.

1호선 선로에서 갈라져 나와 2호선 성수지선으로 이어지는 선로에 이 승강장이 지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도시재생을 통해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잊혔지만, 우리의 역사와 기억을 간직한 공간이 시민에 개방됐다"며 "많은 사람이 즐겨찾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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