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공기호흡기 이물질 조사 미루는 소방청…감사원 감사 착수
입력 2017-10-19 11:50  | 수정 2017-10-19 14:45
【 앵커멘트 】
소방관들이 화재 현장에서 매고 다니는 공기호흡기는 소방관들의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이 공기호흡기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는데 지금까지도 소방청이 원인 규명을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사원이 지난달 감사에 나섰습니다.
우종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8월 서울의 한 소방서에 있는 공기호흡기 안에서 이물질이 발견됐습니다.」

조사를 했더니 전체 공기호흡기 3천여 개 중 5백 개가 넘는 호흡기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겁니다.

장시간 들이마시면 신경계에 치명적 이상이 생길 수 있는 물질입니다.

▶ 인터뷰(☎) : 현직 소방관
- "30여 년 근무하신 분도 이해 못 하는데…정상적인 환경에서는 나올 수가 없어요."

「제조업체는 공기호흡기에 공기를 충전시켜주는 충전기 문제로, 당시 소방본부를 관할했던 국민안전처는 공기호흡기 자체의 문제라며 책임 공방을 벌였습니다.」

결국, 공기호흡기를 구매한 조달청이 공동으로 원인 규명 실험을 해보자고 제안했고, 국민안전처도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1년이나 지난 현재까지 실험이나 추가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우종환 / 기자
-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시간이 계속 흐르자 결국 감사원이 소방관 공기호흡기에 대한 감사에 나섰습니다."

감사원은 소방청이 혹시 관리 부실로 드러나는 걸 막기 위해 원인 규명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이 입수한 소방청 산하 소방산업기술원 내부 조사 자료에는 이물질이 외부에서 유입된 걸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 인터뷰 : 권은희 / 국민의당 의원
- "철저하게 원인을 규명해서 소방관들에게 중요한 공기호흡기가 제대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소방청 관계자는 제조업체가 이미 이물질이 들어간 공기호흡기를 전부 교체해준 데다 이물질 원인 규명에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 실험하지 못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왜 이물질이 들어갔는지, 이후 다른 공기호흡기에도 추가로 이물질이 발생했는지 깜깜히 모른 채 소방관들은 오늘도 믿지 못할 생명줄을 달고 화재현장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취재 : 김원·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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