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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밑그림 그려진 류중일의 LG…그 방향과 과제
입력 2017-10-18 06:03 
류중일(사진) 감독이 지난 13일 LG 사령탑으로 공식 취임하며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새롭게 LG 트윈스 사령탑으로 취임한 류중일(54) 감독. 선임된 지 약 2주, 공식취임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 아직 여러 부분에서 깜깜한 상태. 다만 차근차근 과정을 풀어가고 있기도 하다. 할 일이 태산 같은 류 감독의 취임일성을 뜯어봤다.
감독의 단장행, 전임 단장의 2군 감독행 등 놀랄만한 소식이 한꺼번에 쏟아진 LG지만 그래도 가장 화제는 30여년을 삼성맨으로 살아온 류 감독의 LG 사령탑 취임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을 줬다. 류 감독에게는 새로운 도전, 평생의 커리어가 시험대에 올랐다. 올 시즌 가을야구에 실패한 LG 역시 새로운 도전임은 마찬가지. 우승을 향한 욕심,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야구를 만들고자 류 감독을 택했다.
일단 팬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존과는 판이한 스타일이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아쉬운 성적을 남긴 LG에 새 바람을 넣어줄 수 있다는 기대가 적지 않다. 덕장스타일인데다가 풍부한 우승경험, 믿음의 리더십이 장점인 류 감독과 기존 가능성 많은 LG 자원들의 궁합에 대한 긍정평가가 많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있다. 삼성맨으로서 LG맨이 되는 과정자체만으로도 쉽지 않다. 팬들은 과거 역사를 통해 LG를 거친 우승감독들의 아쉬운 결말을 봐왔다. 더불어 현재 LG는 조심스럽게 상위권 이상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 말인 즉 첫 해부터 최소한의 성적이 필요하고 당장 2019시즌 이후에는 우승 등 가시적 성과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LG가 대권도전 이상의 목표를 위해 류 감독을 모셔왔다는 것은 야구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라이벌인 두산과 KIA, SK까지 직간접적인 변화를 통해 한 발자국 전진했다. LG 입장에서 류 감독 선임은 파격이기도하고 또 도전이기도하지만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만큼 의지가 충만했다.
최근 류 감독은 온갖 구상들로 머릿속이 가득하다. 아직 서울에 집도 없는데다 당장에는 마무리캠프 준비로 바쁘다. 근본적으로는 LG라는 팀에 녹아들고 배우는데 여념이 없다. 설레기도 함과 동시에 부담감도 역력한 일.
새 사령탑이 된 류중일(왼쪽에서 세 번째) 감독이 새로운 LG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아직 구상에 그치지만 큰 틀에서의 윤곽은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실전을 통한 선수 옥석가리기. 류 감독은 ‘실전경기를 해봐야 그 선수의 기량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는 지론을 가지고 이를 접목시킬 예정이다. 당장 1.5군이 주로 뛸 마무리캠프에서도 이 같은 기조로 지켜볼 예정. 그 외에도 수비강화, 대타자원 찾기 등도 소홀히 여기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류 감독이 이끄는 LG는 외적으로도 변한다. 스프링캠프는 올해와 달리 이전처럼 미국 애리조나-일본 오키나와 체제로 돌아간다. 이 역시 실전경기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된 부분. 류 감독 의사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주장도 바뀐다. LG는 전통적으로 구단 식구들의 투표를 통해 주장을 선출했고 임기는 2년이다. 지난 2년간 투수 류제국이 이를 수행했는데 이제 임기가 종료됐다. 때마침 류 감독은 투수주장보다 야수주장을 선호한다고 했다. 박용택, 정성훈, 정상호, 손주인 등이 새 후보로 알려져 있는데 류 감독은 주장이 야구를 잘해야...”라는 뼈 있는 힌트도 남겼다.
자주 거론되는 과거 삼성소속 내야수 외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 영입은 없을 전망이다. 류 감독은 나바로의 실력을 떠나 투지가 없는 플레이에 적잖은 실망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실력과 함께 인성도 담보되는 외인이 필요하다는 간접적인 요청이기도 했다.
아직 류 감독은 LG맨이 된 지 불과 3주도 지나지 않았다. 사실상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 설렘이 적지 않아보였다. 다만 중간 중간 부담감도 노출했다. 감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이른바 청문회 등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조심스러워하기도 했다.

류중일 체제의 성패는 결국 류중일 감독의 우승 혹은 승리 DNA가 얼마만큼 LG에 이식될 수 있을지 여부다. 과거 왕조를 이뤘던 감독에게 타 팀 검증론 등의 잣대를 내미는 일부 팬들이 있는데 황당한 부분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업적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는 의미도 있다. 그 정도로 몇 년 전 삼성은 (전력 측면에서) 훌륭하고 또 완벽한 팀이었다. LG팬들은 이러한 영광이 옮겨지길 원한다.
다만 팀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역할이 다르고, 자원이 다른 것은 명백하다. 영광을 이식하면서 동시에 서울만의, LG만의, 트윈스만의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것. 그 시작은 작은 것부터 일지도 모르는데 류 감독과 새로워질 LG가 가야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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