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권의 마곡과 여의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마곡은 기업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들썩이고 있지만 여의도는 기업 이탈과 신규 오피스빌딩 공급으로 빈 사무실이 늘고 있어서다.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이자 노른자 업무지구로 통하는 강서구 마곡지구(336만5000㎡)는 본격적인 식구 맞이에 나섰다.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LG전자 연구원 9000여 명은 지난 10일부터 출근하기 시작했다.
향후 총 16만명이 마곡지구로 출퇴근할 예정이다 보니 이 일대 아파트와 오피스텔 시세가 크게 오르고 있다.
16일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마곡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3.3㎡ 기준)은 2112만원으로 목동이 있는 양천구(2039만원)나 직주근접지인 마포구(2076만원)보다 비싸다. 마곡지구 아파트 대장주 격인 엠밸리7단지는 8월 이후 호가가 5000만원가량 뛰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기업 입주가 임박한 9월을 기점으로 실거주·투자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전용 84.95㎡형 호가가 9억3000만~9억5000만원에 달해 4년 전 분양가보다 2배 이상 높지만 선뜻 팔겠다는 집주인이 없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역시 나날이 웃돈이 붙고 임대료도 오르고 있다. 전용 23㎡형 오피스텔 월세(보증금 500만원)가 지난 3월 45만원에서 현재 50만원으로 7개월 만에 10% 올랐다. 오피스텔 임대수익률도 같은 기간 3.93%에서 3.95%로 높아졌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마곡은 수익형 부동산이라고 해도 임대수익보다 매매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LG그룹을 포함해 총 117개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보니 인근 화곡·발산·우장산을 비롯해 경기도 김포까지 시세가 오르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마곡지구는 '잠실 롯데타운' '삼성동 현대타운' '서초동 삼성타운'처럼 'LG타운'으로도 불린다. LG그룹에 따르면 앞으로 LG사이언스파크에는 LG CNS 본사를 비롯해 LG전자·화학·디스플레이·이노텍·유플러스·생활건강·하우시스 등 8개 계열사 연구소가 들어온다.
이곳에는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강남구 역삼동에 있던 LG아트센터도 확장 이전해올 예정이다.
반면 여의도는 오피스빌딩 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여의도 프 라임오피스빌딩 공실률은 14.1%에 달한다. 사무실 7개 중 1개는 불이 꺼져 있는 셈이다.
단기 전망은 더욱 어둡다. 대규모 오피스 입주를 앞두고 있는 데다 기업들이 계속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어 여의도에서 빈 사무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2018년 교직원공제회 신사옥(8만3381㎡), 2020년 파크원(39만1067㎡) 등 신규 오피스빌딩이 줄줄이 개관한다. 여의도 우체국 신축 빌딩, KB금융타운 등 대형 오피스빌딩 공급도 향후 5년 내에 이뤄질 예정이다. 여의도 MBC 본사 용지도 오피스·오피스텔·상업시설·아파트가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오피스 공급과 정반대로 오피스 수요는 급감하고 있다. 특히 '국제금융 중심지'라는 청사진이 시들해지면서 금융사들이 줄줄이 짐을 싸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메리츠자산운용·대신증권이 강북으로 이전했고, 트러스트자산운용(성수)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종로)도 내년에 여의도를 떠날 예정이다. 게다가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10여 개 층을 사용하던 LG CNS가 마곡으로 옮아가고, 여의도 HP빌딩에 있던 휴렛팩커드도 삼성전자 프린팅사업부와 합병하면서 판교로 이전할 예정이다.
여의도의 빌딩주들은 금융사가 떠나간 자리에 새 임차인을 구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쉽지 않다. 대신증권 사옥을 인수한 신영증권은 7~10층 오피스 임대와 지하 1층~지상 2층 상업시설 임대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정식 계약을 맺은 임차인은 1층에 입점하는 반디앤루니스뿐인 것으로 전해진다.
여의도 주변이 좀 더 개발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유명한 메이트플러스 리서치파트장은 "프라임급 오피스가 많이 공급돼 향후 임차인 수준이 과거에 비해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겠지만 중장기 전망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마곡을 비롯한 서남권 개발이 좀 더 이뤄지면 여의도 위상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이자 노른자 업무지구로 통하는 강서구 마곡지구(336만5000㎡)는 본격적인 식구 맞이에 나섰다.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LG전자 연구원 9000여 명은 지난 10일부터 출근하기 시작했다.
향후 총 16만명이 마곡지구로 출퇴근할 예정이다 보니 이 일대 아파트와 오피스텔 시세가 크게 오르고 있다.
16일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마곡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3.3㎡ 기준)은 2112만원으로 목동이 있는 양천구(2039만원)나 직주근접지인 마포구(2076만원)보다 비싸다. 마곡지구 아파트 대장주 격인 엠밸리7단지는 8월 이후 호가가 5000만원가량 뛰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기업 입주가 임박한 9월을 기점으로 실거주·투자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전용 84.95㎡형 호가가 9억3000만~9억5000만원에 달해 4년 전 분양가보다 2배 이상 높지만 선뜻 팔겠다는 집주인이 없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역시 나날이 웃돈이 붙고 임대료도 오르고 있다. 전용 23㎡형 오피스텔 월세(보증금 500만원)가 지난 3월 45만원에서 현재 50만원으로 7개월 만에 10% 올랐다. 오피스텔 임대수익률도 같은 기간 3.93%에서 3.95%로 높아졌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마곡은 수익형 부동산이라고 해도 임대수익보다 매매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LG그룹을 포함해 총 117개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보니 인근 화곡·발산·우장산을 비롯해 경기도 김포까지 시세가 오르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마곡지구는 '잠실 롯데타운' '삼성동 현대타운' '서초동 삼성타운'처럼 'LG타운'으로도 불린다. LG그룹에 따르면 앞으로 LG사이언스파크에는 LG CNS 본사를 비롯해 LG전자·화학·디스플레이·이노텍·유플러스·생활건강·하우시스 등 8개 계열사 연구소가 들어온다.
이곳에는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강남구 역삼동에 있던 LG아트센터도 확장 이전해올 예정이다.
반면 여의도는 오피스빌딩 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여의도 프 라임오피스빌딩 공실률은 14.1%에 달한다. 사무실 7개 중 1개는 불이 꺼져 있는 셈이다.
단기 전망은 더욱 어둡다. 대규모 오피스 입주를 앞두고 있는 데다 기업들이 계속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어 여의도에서 빈 사무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2018년 교직원공제회 신사옥(8만3381㎡), 2020년 파크원(39만1067㎡) 등 신규 오피스빌딩이 줄줄이 개관한다. 여의도 우체국 신축 빌딩, KB금융타운 등 대형 오피스빌딩 공급도 향후 5년 내에 이뤄질 예정이다. 여의도 MBC 본사 용지도 오피스·오피스텔·상업시설·아파트가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여의도의 빌딩주들은 금융사가 떠나간 자리에 새 임차인을 구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쉽지 않다. 대신증권 사옥을 인수한 신영증권은 7~10층 오피스 임대와 지하 1층~지상 2층 상업시설 임대를 진행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정식 계약을 맺은 임차인은 1층에 입점하는 반디앤루니스뿐인 것으로 전해진다.
여의도 주변이 좀 더 개발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유명한 메이트플러스 리서치파트장은 "프라임급 오피스가 많이 공급돼 향후 임차인 수준이 과거에 비해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겠지만 중장기 전망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마곡을 비롯한 서남권 개발이 좀 더 이뤄지면 여의도 위상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