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병재(29)의 스탠드업 블랙코미디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유병재는 지난 8월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서울 홍대 롤링홀에서 '블랙코미디'라는 제목의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을 개최했다. 공연은 이미 끝났지만 유튜브에 8월 24일부터 약 한 달간 총 9편의 공연 영상이 올라오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의 공연 영상은 9월 20일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지만 누리꾼들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영상 캡처본을 게시하며 유병재 블랙코미디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고 있다.
유병재는 각 컨셉에 맞춰 '상냥한 글쓰기', '성희롱 예방 교육' 등 일상생활에 겪는 곤란한 상황을 풍자해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또 '힙합과 분노조절' 등 요즘 가장 화제되는 주제를 따라 하기도 한다.
욕설이 섞인 악플을 읽고 있는 유병재 [사진출처 = 유튜브캡처]
가장 인기가 많은 편은 '악플 읽기'다. 그는 이편에서 거친 욕설이 포함된 악플을 거침없이 읽어내려간다. 또 19금 공연이었던 만큼 간혹 성적인 농담도 던진다. 자칫하면 논란이 될 수 있을 정도의 발언이 가감 없이 노출되지만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누리꾼들은 "악플을 개그로 승화하다니 천재다" "너무 웃기다 핵사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2012년 박명수의 욕설 영상이 담긴 무한도전 무삭제 영상이 유출됐을 때 "듣기 거북스럽다"라는 부정적 반응과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다 예능은 예능이다"라는 긍정적 반응 양측이 '갑론을박'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악플 읽기 편은 조회 수 200만, 댓글 수 1929개를 돌파했다. 총 9편의 영상 중 조회 수가 가장 낮은 '엔딩'편 역시 50만이라는 적지 않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영상에 달린 누리꾼들의 긍정적인 반응 [사진출처 = 유튜브캡처]
허행량 세종대학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세계적인 과학 저널 프나스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노랫말 혹은 영화 대사가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 중 하나"라며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 올리는 글도 마찬가지"라고 우리나라 시청자들이 블랙코미디를 좋아하는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또 언더독 효과를 예로 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자를 동정하고 응원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힘 있는 정치인을 비판하는 블랙코미디가 인기를 끄는 이유도 여기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누리꾼들은 "다음 공연 언제에요 티켓 얼른 오픈 좀" "매주 정기 연재하면 안 되나요" 등의 댓글을 달며 시즌2를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노윤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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