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명박 정부 시절…"광주항쟁 다룬 책 군부대 반입 NO"
입력 2017-10-15 12:22  | 수정 2017-10-22 13:05

이명박 정부 시절 국방부가 특정 도서에 대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뤘다는 이유로 군부대 반입불가 결정을 내린 일이 국방부 공문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또 정부 정책은 물론 과거 유신을 비판하거나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활동 등에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서적도 반입 부적절 도서로 분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15일 공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2009년 한국 도서관 협회에 '4분기 검토 도서'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이 공문에서 국방부는 한국도서관협회가 군부대 장병들에게 지원하기로 한 '우수문학 도서' 가운데 9권에 대해 내용이 부적절하다면서 '미반입' 결정을 통보합니다.


국방부는 일부 도서에 대해서는 '성행위 묘사 등 노골적 표현이 있다', '공중도덕을 해하는 내용' 등의 사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안현미 시인의 '이별의 재구성' 시집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있으며, 시가 어려워 장병 정서에도 부적절함"이라는 이유로 반입을 거부했습니다.

이 시집은 그해 '28회 신동엽 문학상'을 수상한 시집입니다.

특히 김정환 시인의 산문집인 '이 세상의 모든 시인과 화가'의 경우 한국도서관협회의 우수도서로 뽑혔음에도, 국방부는 "군 부정, 광주항쟁, 유신 등 정치색이 강한 내용이 다수 있음"이라며 미반입 결정을 내렸습니다.

현기영 소설가의 '누란'에 대해서는 "과거 안기부를 비판한 내용으로 병영내 반입에 부적절하다"고 전달했습니다.

또 표성배 시인의 '기찬 날'이라는 시집에 대해서는 "특정내용(노동현장)을 다룬 글로 장병 정서순화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된다"며 미반입 도서로 분류했습니다.

신 의원은 "문학계를 길들이려고 했던 적폐가 발견된 셈"이라며 "진상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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