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6년 고전 끝에…기지개 켜는 금호석화
입력 2017-10-13 15:57  | 수정 2017-10-13 17:17
타이어 등에 쓰이는 합성고무 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꼽히는 금호석유화학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12년 이후 합성고무 시장이 위축돼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금호석유화학 주가도 6년 가까이 하락세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합성고무 가격이 급등락하는 등 반등할 기미를 보이는 데다 최대 주주들도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금호석유화학 실적은 매출액 5조909억원, 영업이익 2086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각각 28.2%, 32.8% 증가한 수치다. 2018년 예상 실적도 매출액 5조2538억원, 영업이익 2572억원으로 각각 3.2%, 23.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금호석유화학의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 시장의 턴어라운드 가능성 때문이다. 합성고무는 타이어, 신발, 기타 산업재의 주원료로 쓰이는 물질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매출액 3조9704억원에서 합성고무 매출액은 1조5992억원(39.3%)으로 가장 비중이 높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1% 늘어난 59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66억원 적자를 기록한 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부문은 올해 4분기에는 131억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윤 애널리스트는 "합성고무 업체들의 증설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그림에서 시장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합성고무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증권가에서도 논란이 많다. 2011년까지 호황기를 누리던 합성고무 시장은 2012년부터 공급량이 늘어나고 대체재인 천연고무 가격이 하락하면서 위축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내 합성고무·타이어 재고가 쌓이면서 공급과잉 현상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올해 7월 기준 중국 합성고무 재고는 5만3000t으로 2013년 5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윤성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중국 재고가 높은 수준이고 천연고무협의회가 천연고무 수출 물량을 감축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가격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합성고무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중국의 높은 재고 물량이 소진될 시기가 도래했고 전기차 시장 확대 추세에 따라 합성고무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합성고무 시장이 반등 기조에 접어들었다는 전조는 고무가격이 최근 들어 들썩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감지된다.
실제로 2분기 기준 2013년 t당 1995달러였던 합성고무(SBR 기준)는 지난해 1339달러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나 올해 2분기에는 1723달러를 기록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현재 주가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합성고무 시장 호황이던 2011년 25만원을 오르내리던 주가는 이후 6년째 내리막길이다. 현재 주가는 6만7100원으로 올해 들어 7만원 전후에서 맴돌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7배로 화학업종 평균(1.32배)에 미치지 못한다.
금호석유화학 최대 주주가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대주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딸인 박주형 상무의 지분율은 현재 0.73%다. 지난해 초 0.66%에서 올해 초 0.71%로 올라간 후 지분율을 꾸준히 높였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