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베제강이 생산한 알루미늄과 구리 자재의 품질 데이터가 조작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기아차가 생산하는 일부 친환경 차종에도 고베제강 제품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13일 "차량 경량화를 위해 고베제강의 알루미늄 판재가 일부 사용하고 있다"며 "현대차 아이오닉과 기아차 니로 등 친환경차를 제작하는데 주로 쓰였다"고 밝혔다. 해당 부품은 차량 후드 안쪽에서 부착돼 후드 기능을 보완하는 소재로 쓰였고 차량의 형태를 구성하는 직접적인 부품은 아니었다는 것이 현대차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해당 제품을 사용해 만든 차량이 충돌 테스트 등의 안전도 검사에서 이상없이 통과했다"며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에서 아이오닉은 별 5개, 니로는 4개를 받아 최고수준의 안전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현대차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해당 부품에 대한 정밀 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고베제강은 최근 1년간 출하한 알루미늄과 구리제품 가운데 4% 정도를 고객사와 약속한 강도 등을 충족시키지 않은 상태로 검사증명서의 데이터를 속여 약 200개사에 납품했다. 일본의 도요타 닛산 혼다 등 3대 자동차 업체를 포함해 일본 주요 제조업체들이 고베제강의 제품을 사용중이다. 미국도 테슬라와 GM, 포드,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 프랑스의 PSA 등도 문제의 부품을 납품받아 차량을 제작, 현재 자사 제품에 미친 영향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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