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LG그룹株 너무 올랐나
입력 2017-10-12 17:45  | 수정 2017-10-12 19:54
잘나가는 LG그룹주에 대한 부정적 주가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세가 뚜렷한 LG화학의 경우 증권가에서 보기 어려운 '비중축소' 의견까지 제시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전날 LG화학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낮췄다. LG화학이 상반기 좋은 실적(영업이익 전년 대비 42% 증가)과 전기차 배터리 성장 기대감에 힘입어 올 7월부터 주가가 30% 올랐음을 감안하면 시장 분위기와는 다소 엇갈리는 진단이다.
이 같은 비판적 평가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과도하게 끌어올린 데서 비롯된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재 조달 문제와 리튬이온전지의 기술적 한계로 전기차용 배터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며 "이 사업을 둘러싼 환경을 고려하면 LG화학 전지사업부에 매겨진 높은 가치는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확인한 후 재평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은 LG화학의 현재 주가가 이미 목표주가(31만원) 대비 26.5% 높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LG디스플레이에 대해서도 '중립' 의견이 나왔다. 그동안 실적 개선세를 견인했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시작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둔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여기에 대규모 투자 영향으로 그동안 감소했던 감가상각비도 조금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LCD 가격 하락으로 시작될 실적 감소 추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한 기대감과 현재의 실적 간 괴리를 극복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 우려에 이미 외국인들은 최근 3개월간 LG디스플레이 주식 48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LG디스플레이보다 큰 종목은 대규모 차익 실현이 있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다. 외국인 대량 매도 여파에 지난 7월 초 4만원 선에 근접했던 LG디스플레이 주가는 현재 3만원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LG디스플레이 3~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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