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가 '제2의 마포'를 꿈꾸며 변신하고 있다. 마포가 최근 주거지로 각광받는 것은 많은 회사들이 몰려 있는 여의도와 도심 접근성이 탁월해 출퇴근이 쉽기 때문인데 영등포 입지도 마포 못지않다. 한강 인근에 부촌이 형성되고 있는 트렌드 속에서 한강을 끼고 있다는 점도 서로 닮았다.
5호선 영등포시장역에 접해 있는 영등포뉴타운은 5호선을 타고 이동하면 여의도역까지 두 정거장 거리밖에 안 된다. 영등포시장역에서 여의도역까지 2.4㎞여서 걸어서 이동할 경우 36분이 소요된다. 마포도 여의도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에 있지만 마포대교를 건너야 해서 도보로는 50분 가까이 걸린다. 특히 여의도 내에서도 더 많은 회사들이 위치한 동여의도 접근성을 놓고 보면 마포보다 영등포에서 출퇴근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지형은 오히려 평지로만 이뤄진 영등포가 언덕이 많은 마포보다 우위에 있다.
탁월한 입지와 지형을 갖췄음에도 그동안 영등포 개발이 늦어진 것은 영등포시장 때문이다. 서울 강남이 개발되기 전 영등포는 한강 남쪽에서 유일하게 번화한 곳이었다. 영등포시장 등 상권도 먼저 형성됐다. 하지만 이 점이 오히려 개발의 발목을 잡았다.
영등포시장의 경우 토지 권리관계가 워낙 복잡해서 개발 과정에서 소유주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 설사 소유주의 동의를 얻었다 해도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장사해온 임차인을 설득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오래전 토지를 사서 개발이익을 기대했던 소유주 중에선 못 기다리고 중도에 팔고 나간 사례도 많았다.
그러던 중 지난달 입주가 이뤄진 1-4구역 아크로타워스퀘어에 높은 시세가 형성되면서 영등포뉴타운 재개발이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아크로타워스퀘어 전용면적 84㎡B는 2014년 당시 분양가가 6억8790만원이었으나 지난 8월 프리미엄이 2억원 이상 붙은 8억9500만원에 입주권이 거래됐다. 재개발 사업을 놓고 소유주 간 이견 대립으로 골머리를 앓던 영등포뉴타운 내 조합들과 추진위원회들도 아크로타워스퀘어라는 성공사례가 등장하자 소유주 설득이 훨씬 쉬워졌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재개발 지역에서는 일단 성공사례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등포뉴타운 사업이 성공할지 의구심을 나타내던 소유주들이 1-4구역 아크로타워스퀘어가 2억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자 훨씬 더 전향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영등포뉴타운은 총 7개 구역으로 나뉜다. 1-4구역은 이미 입주가 이뤄졌고 1-3구역은 이달 분양을 앞두고 있다. 1-2와 1-13구역은 조합설립 인가를, 1-11과 1-12는 사업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상태다. 가장 진행이 느린 구역은 1-14로 구역 지정만 이뤄졌을 뿐 별다른 진전이 없다.
1-13구역 조합 관계자는 "현재 1-13구역은 서울시에 건축심의를 신청한 상황으로 내후년쯤 관리처분인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영등포는 서울에서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혔지만 최근 브랜드 아파트촌으로 바뀌면서 환골탈태하고 있다. 1-4구역에 대림산업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크로타워스퀘어가 들어섰고 1-3구역에서는 한화건설의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이 이달 분양한다. 다른 구역에서도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높은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따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영등포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9호선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후부터다. 2013년에는 신길뉴타운에서 래미안 영등포프레비뉴가 처음으로 분양했다. 2010년 이후 분양시장에서 한 차례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10월 분양한 '신길 뉴타운 아이파크'가 1순위 청약경쟁률 52.4대1을 기록함에 따라 영등포가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5월 분양한 '보라매 SK뷰'가 27.68대1, 7월 분양한 '신길센트럴자이'가 56.87대1의 1순위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모두 단기간에 완판될 정도로 계약 실적도 좋았다.
분양시장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12월 54가구였던 미분양 물량도 모두 소진됐다. 보라매 SK뷰, 신길센트럴자이 등 총 1277가구의 대규모 분양이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결과다.
서울시가 영등포 일대에 대한 개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향후 이 지역 주택시장 전망이 좋게 평가되는 이유다. 영등포·여의도는 202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상암·수색, 청량리·왕십리, 영동(강남), 용산 등과 함께 5개 부도심 중 하나였으나 2030 서울플랜에서는 한양도성, 강남과 함께 3대 도심으로 격상됐다. 영등포타임스퀘어, 신세계 백화점 등 각종 편의시설도 가깝다.
최대 약점은 학군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대단지가 차례로 들어서면 극복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근 화진공인의 이종식 대표는 "일단 여의도에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영등포뉴타운 내에서 오피스텔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1-3구역 분양이 다가오자 오피스텔 문의가 급격하게 늘었다"고 전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5호선 영등포시장역에 접해 있는 영등포뉴타운은 5호선을 타고 이동하면 여의도역까지 두 정거장 거리밖에 안 된다. 영등포시장역에서 여의도역까지 2.4㎞여서 걸어서 이동할 경우 36분이 소요된다. 마포도 여의도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에 있지만 마포대교를 건너야 해서 도보로는 50분 가까이 걸린다. 특히 여의도 내에서도 더 많은 회사들이 위치한 동여의도 접근성을 놓고 보면 마포보다 영등포에서 출퇴근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지형은 오히려 평지로만 이뤄진 영등포가 언덕이 많은 마포보다 우위에 있다.
탁월한 입지와 지형을 갖췄음에도 그동안 영등포 개발이 늦어진 것은 영등포시장 때문이다. 서울 강남이 개발되기 전 영등포는 한강 남쪽에서 유일하게 번화한 곳이었다. 영등포시장 등 상권도 먼저 형성됐다. 하지만 이 점이 오히려 개발의 발목을 잡았다.
영등포시장의 경우 토지 권리관계가 워낙 복잡해서 개발 과정에서 소유주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 설사 소유주의 동의를 얻었다 해도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장사해온 임차인을 설득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오래전 토지를 사서 개발이익을 기대했던 소유주 중에선 못 기다리고 중도에 팔고 나간 사례도 많았다.
그러던 중 지난달 입주가 이뤄진 1-4구역 아크로타워스퀘어에 높은 시세가 형성되면서 영등포뉴타운 재개발이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아크로타워스퀘어 전용면적 84㎡B는 2014년 당시 분양가가 6억8790만원이었으나 지난 8월 프리미엄이 2억원 이상 붙은 8억9500만원에 입주권이 거래됐다. 재개발 사업을 놓고 소유주 간 이견 대립으로 골머리를 앓던 영등포뉴타운 내 조합들과 추진위원회들도 아크로타워스퀘어라는 성공사례가 등장하자 소유주 설득이 훨씬 쉬워졌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재개발 지역에서는 일단 성공사례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등포뉴타운 사업이 성공할지 의구심을 나타내던 소유주들이 1-4구역 아크로타워스퀘어가 2억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자 훨씬 더 전향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1-13구역 조합 관계자는 "현재 1-13구역은 서울시에 건축심의를 신청한 상황으로 내후년쯤 관리처분인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영등포는 서울에서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혔지만 최근 브랜드 아파트촌으로 바뀌면서 환골탈태하고 있다. 1-4구역에 대림산업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크로타워스퀘어가 들어섰고 1-3구역에서는 한화건설의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이 이달 분양한다. 다른 구역에서도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높은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따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영등포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 9호선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후부터다. 2013년에는 신길뉴타운에서 래미안 영등포프레비뉴가 처음으로 분양했다. 2010년 이후 분양시장에서 한 차례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10월 분양한 '신길 뉴타운 아이파크'가 1순위 청약경쟁률 52.4대1을 기록함에 따라 영등포가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5월 분양한 '보라매 SK뷰'가 27.68대1, 7월 분양한 '신길센트럴자이'가 56.87대1의 1순위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모두 단기간에 완판될 정도로 계약 실적도 좋았다.
서울시가 영등포 일대에 대한 개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향후 이 지역 주택시장 전망이 좋게 평가되는 이유다. 영등포·여의도는 202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상암·수색, 청량리·왕십리, 영동(강남), 용산 등과 함께 5개 부도심 중 하나였으나 2030 서울플랜에서는 한양도성, 강남과 함께 3대 도심으로 격상됐다. 영등포타임스퀘어, 신세계 백화점 등 각종 편의시설도 가깝다.
최대 약점은 학군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대단지가 차례로 들어서면 극복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근 화진공인의 이종식 대표는 "일단 여의도에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영등포뉴타운 내에서 오피스텔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1-3구역 분양이 다가오자 오피스텔 문의가 급격하게 늘었다"고 전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