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단독] `어금니 아빠` 자택서 CCTV 설치해놓고…아내까지 성매매 끌어들인 정황
입력 2017-10-11 16:49  | 수정 2017-10-12 17:38
딸의 친구를 유인해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중랑구 주택 앞에 설치된 CCTV 사진. [사진 = 유준호 기자]

딸 친구를 유인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인면수심 행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자신과 딸이 거주하는 집에서 '포주' 노릇을 하며 10~20대 여성들을 모집해 성매매를 알선하는가 하면 경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아내의 성관계를 촬영한 동영상도 발견됐다. 아내까지 성매매까지 끌어들인 정황으로 의심되는 대목으로 천사의 탈을 쓴 짐승만도 못한 행적에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11일 경잘 등에 따르면 서울 중랑경찰서는 중랑구 여중생 살해용의자 이영학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각종 성인용 물품을 물론 컴퓨터와 여러 대의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 등을 확보했다. 경찰이 확보한 증거물에서 수십 건의 성관계 동영상이 발견 됐으며 이중에는 아내 최 씨가 촬영된 영상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영학이 그동안 서울과 강원도 등지를 오가며 성매매를 온라인과 유선전화 등을 통해 알선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당 동영상에는 아내 최씨가 이씨 가족 주거지로 추정되는 곳에서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맺는 영상도 담겨 있다. 특히 매일경제가 해당 주택을 찾아가 직접 확인한 결과 상가빌딩 형태의 5층 이씨 주거지의 문 바로 옆 창에는 CCTV 카메라가 달려있다. 건물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당 CCTV는 최근 이씨가 직접 설치한 것이다. 일반 가정에 CCTV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성매매 업소를 비롯해 퇴폐 유사성행위 업소가 손님을 확인하고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설치하는 것이다.
경찰은 이씨가 최씨에게 타인과 성관계를 강요하거나 성매매를 강요한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여중생 사망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어 아직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일경제가 이영학이 이용한 휴대전화 번호를 온라인에서 검색한 결과, 퇴폐마사지 운영진 연락처로 확인됐다. 강남에 위치한 이 마사지숍 카카오톡 프로필에는 이영학의 사진이 여러 장 등록돼 있다. 해당 업소가 한번에 1인만 손님을 받고 직접 전화번호를 걸고 영업했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운영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SNS계정에는 이영학이 "14~20세 함께할 동생 구함··· 개인룸과 샤워실 제공"이라며 마사지숍에서 일할 여직원모집을 암시하는 글도 발견됐다. 해당 SNS계정에선 마사지숍 위치를 중랑지역으로 표시되어 있다. 결국 이씨가 자신과 아내, 딸이 거주하는 주택에서도 성매매를 알선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경찰은 최씨의 사망사건이 이씨가 지난달 30일 딸을 시켜 집으로 유인 후 살해한 김모양의 죽음과 연관성이 있는지도 조사중이다. 김양은 사망한 최씨를 평소 잘 따랐던 딸의 친구로 전해진다. 한달 전 거주지 옥상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씨는 사망전 "8년간 의붓시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해다"고 고소한 바 있다. 경찰은 숨진 최 씨의 이마에서 발견된 상처에 대해 이 씨가 "의붓아버지와 8년 간 성관계를 맺고 숨겨온 것이 화가 나 때렸다"고 폭행 사실을 자백함에 따라 상해 혐의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소재 이씨 집에서 진행된 경찰 현장검증에 모자를 눌러 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나타난 이씨는 '왜 죽인거냐', '피해학생이나 유족들에게 할 말은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현장 주민들은 "뭘 잘했다고 얼굴을 가리고 있느냐", "넌 살인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성토를 내놨다.
'천사아빠'의 두 얼굴에 대한 목격담도 현장서 나왔다.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40대 A씨는 "평소에 부인과 딸이 억압적으로 눌려 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차에서 내려 부인이 한두걸음 앞서 갈려고 하면 뒤에서 욕을 하면서 불러세우고는 앞질러 가는 모습을 종종 봤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날 조사에서 김 모양 살해 동기에 대해 일부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공범인 딸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준호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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