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창작산실` 10년…공연계 판을 바꿨다
입력 2017-10-11 11:42 
극단 목화의 '모래시계'

지난해 공연계 최고의 화제작은 7시간 연극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었다. 일흔에 가까운 노배우 정동환이 1인 4역을 맡아 '대신문관' 장면에서 홀로 20분 넘게 철학적 대사를 쏟아내는 연기는 극찬을 받았다. 1000쪽이 넘는 원작을 각색해 7시간 동안 관객들에게 '체험'을 선사하는 과감함은 상업적인 고려로는 불가능한 시도였다.
지난해 초연한 창작뮤지컬 '레드북'은 좌석점유율 80% 이상을 기록하는 성공을 거뒀다. 많은 공연 전문가들에게 지난해 최고의 창작뮤지컬로 꼽히며 '결점이 없는 작품'이라는 평까지 얻어냈다. 두 공연은 모두 지난해 '창작산실'이 배출한 화제작이다.
믿고보는 창작극을 숱하게 배출해온 '창작산실'이 올해도 돌아온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12월 8일부터 내년 3월 25일까지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연극·뮤지컬·오페라·무용·전통예술 등 5개 장르·총 22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로 10년을 맞이한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대본 및 기획안 심의, 쇼케이스 실연 심의를 거쳐 신작을 올리는 국내 대표적 공연예술 지원사업이다. 그동안 '번지점프를 하다''왕세자 실종사건''식구를 찾아서' 등 수많은 '국가대표급' 창작 뮤지컬을 배출하며 공연계의 판을 바꿔왔다는 평을 얻고 있다.
와이즈발레단의 'Baroque goes to Present'
올해는 처음으로 장르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단 평가와 함께 관객평가단의 점수를 반영해 작품을 선정하는 변화를 꾀했다. 그렇게 선정된 신작으로는 명작을 재해석한 작품이 대거 포함됐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오셀로'에 국악을 접목해 동양의 감성으로 풀어낸 '오셀로와 이아고' (천하제일탈공작소), 영화로 널리 알려진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현대무용으로 표현한 '인생의 사계를 그리는 춤…'(안무 김남식), 김애란의 소설 '물속 골리앗'을 재해석한 무용 '물속 골리앗' (안무 김모든) 등이 무대에 오른다.
기존 공연 구성의 편견을 뒤집는 작품도 있다. 연극 '깨비가 잃어버린 도깨비 방망이'(연출 윤시중, 극단 하땅세)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조화시킨 무대를 선보이고, 전통예술 '완창판소리프로젝트 1'(입과손스튜디오)은 아코디언, 하모니카 등을 동원해 기존 판소리 공연의 악기 구성을 깨뜨린다. 무용 '퍼펙트 데쓰'(그라운드 제로 프로젝트)와 '가상 리스트'(원댄스프로젝트그룹)는 무용에 라이브 영상을 접목한다.
이밖에도 고려인 이주 80주년을 기념 다큐 콘서트 '아리랑, 삶의 노래-흩어진 사람들2'(정가악회) 한국전쟁을 연극 '햄릿'과 접목시킨 오페라 '1953년'(오페라앙상블C) 19세기 에펠탑 착공을 앞둔 파리를 배경으로한 로맨스 뮤지컬 '줄리앤폴'(컬쳐트리), 연극 '최서림, 야화순례기행전'(극단 백수광부) 등을 선보인다. 공연예술 창작산실의 대미를 장식할 거장 오태석 연출의 신작 연극 '모래시계'(극단 목화)도 기대를 모은다. 공연은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순차적으로 공연한다. 16일부터 예술위원회 를 통해 패키지 티켓 구매도 가능하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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