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8천억 쓸어담은 외국인…코스피 내친김에 2500까지?
입력 2017-10-10 17:44  | 수정 2017-10-10 19:27
外人 5년8개월만에 최대 순매수…코스피 39P 급등
열흘 만에 문을 연 코스피가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에 힘입어 2% 가까이 급등했다. 연휴 기간 해외 증시가 대부분 1% 이상 상승했고 3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관심은 코스피 2500선 돌파 여부에 쏠리는데 '어닝서프라이즈'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전자 업종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느냐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9.34포인트(1.64%) 오른 2433.81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 폭은 지난 5월 8일 기록한 51.52포인트(2.57%) 상승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외국인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8177억원을 순매수했다. 일간으로는 2012년 2월 2일 1조95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5년8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추석 연휴 기간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한 것이 이날 코스피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증시는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미국 S&P500 1.2%, 영국 FTSE100 2.0%, 일본 닛케이225 1.6%, 홍콩 항셍 3.3% 상승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이르면 이달 안에 2500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6곳이 낸 10월 코스피 예상 밴드의 상단 평균은 2505, 하단 평균은 2328이다. 시나리오대로만 간다면 10월 중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500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코스피 2500 돌파의 관건은 지난 3분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4조원을 팔아 치운 외국인이 이날 나타낸 매수세를 이어가느냐 여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3분기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5개 종목(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 정보기술(IT) 관련주로 합계 순매도액이 5조원을 넘었다. 이들 종목은 하반기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종목이란 점에서 이달 중순 3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될 경우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귀환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날 외국인 매수세는 IT업종에 집중됐다. 외국인들은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 주식 254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5거래일 만에 매수우위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SDI 주식도 각각 822억원과 42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800원(7.0%) 오른 8만87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82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7월 반도체 고점 우려가 제기되면서 IT 대장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대량 차익실현이 나타났고 이는 실제 국내 주식시장에 북한발 리스크보다 더 큰 장애 요인이었다"며 "그러나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호황이 유지되고 있어 연말까지 반도체 기업들의 호실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결정한 셀트리온 및 계열사 3인방은 일제히 강세를 기록했다. 셀트리온 1.7%, 셀트리온헬스케어 8.1%, 셀트리온제약이 27.3%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다음달 MSCI 한국지수 편입 가능성, 셀트리온제약은 미국 의약품시장 진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국고채 금리는 3년물과 5년물 등 단기물을 중심으로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50%포인트 상승한 1.938%, 5년물 금리는 0.052%포인트 오른 2.142%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점을 재경신했다. 장기물인 10년물 금리 또한 전일 대비 0.039%포인트 상승한 2.418%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말 3조원 내외의 국채 현물을 쏟아냈던 외국인은 이날에도 3년물과 10년물을 동반 순매도하며 금리 상승을 견인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금융시장을 살펴보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로 전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데다 최근 들어서 신흥국 통화 가치가 약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화채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이용건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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