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전자 영업익 `꿈의 15조` 넘어설까
입력 2017-10-10 17:44  | 수정 2017-10-10 19:31
13일 3분기 실적 발표
삼성전자가 한 달에 5조원을 버는 세계 유일의 제조업 회사에 도전한다. 오는 13일 3분기(올해 7~9월) 실적 발표를 통해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3분기 삼성전자가 15조원이라는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에 따라 주가도 큰 폭 오르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한 번 갈아치울 태세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4조112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국내 증권사들의 예상치 평균값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 업체에 대한 영업이익 예상치를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반도체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유진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5조원까지 높였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추정 영업이익은 10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3분기(3조4000억원)의 세 배가 넘는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고용량 반도체 제조 시간이 길어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반도체 호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달 D램(LPDDR4 32기가바이트 제품 기준) 평균 가격은 작년 하반기보다 61% 상승한 37달러 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D램을 입도선매하기 위해 시세보다 15% 높은 가격에 올 4분기 계약을 체결했다"며 "최근 고용량 D램 수요가 늘고 있는 반면 제조 시간은 더 걸리기 때문에 D램은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의 강력한 힘과 함께 스마트폰 판매 증가도 삼성전자의 '역대급' 영업이익을 가능케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부문은 3분기에 다소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작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이하 갤노트8) 출시로 초기 마케팅비가 3분기에 집중 투입되는데다 경쟁 제품인 애플의 '아이폰X'이 맞불을 놓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부품 문제로 아이폰X 출시가 연기되면서 갤노트8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7일부터 14일까지 갤노트8 사전판매량은 85만대로 전작인 갤노트7(40만대)의 두 배를 넘었다. 노트 시리즈 중 최고의 사전 판매량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를 맡고 있는 IM(IT·모바일) 사업부 3분기 영업이익은 3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작년 3분기 1000억원대에 불과했던 이익을 감안하면 1년 새 30배가 넘게 급증하는 셈이다. 작년 3분기엔 갤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고로 IM 사업부의 이익이 급감한 바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갤노트8 출시 효과가 예상보다 뛰어나 삼성전자 3분기 IM 사업부 영업이익은 3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디스플레이 사업부다. 증권가에서는 이 사업부가 3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지키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디스플레이 사업부가 1조원 안팎에서 얼마나 선방하는지에 따라 영업이익 15조원 달성이 판가름 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작년 3분기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1조원을 벌어 들였다. 일부에선 아이폰X의 출시 지연이 삼성전자 IM 사업부에는 '득'이 됐지만 디스플레이 사업부에는 '독'이 됐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이 사업부는 아이폰X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패널 공급을 예상해 공장을 가동하는 등 비용은 증가했는데 기대했던 수익이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올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정상화될 전망이다. 아이폰X의 공급 지연이 풀리고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OLED 관련 수익이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이 사업부의 연간 영업이익은 IM 사업부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디스플레이 사업부 연간 영업이익은 6조원으로 IM 사업부(12조원)의 절반 수준으로 추정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사업부 영업이익은 4분기에 2조원대로 회복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TV, 냉장고를 판매하는 생활가전(CE) 사업부는 작년 3분기 7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올 3분기 4100억원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비주력 사업부는 줄이고 돈이 되는 사업은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과 구조조정 효과로 삼성전자 10일 주가는 전날보다 3% 오른 264만원을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은 789억원을 순매수하며 삼성전자 신고가 도전에 불을 지폈다. 이 종목 사상 최고가는 지난달 25일 기록한 268만1000원이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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