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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스 라운지]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 조심하세요
입력 2017-10-09 17:34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한 금융 고객은 최근 추석 선물 택배를 사칭한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 문자에는 악성코드 인터넷주소(URL)가 적혀 있었다. 택배 문자로 오인한 피해자가 URL을 클릭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마트폰에 악성코드가 설치됐다. 동시에 피해자의 휴대폰 번호는 사기범에게 전송됐다. 이튿날 사기범은 한 캐피털회사로 표시되게끔 발신 전화번호를 조작해 피해자의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사기범은 "기존 대출금을 저금리로 바꿔주겠다"고 제안했다.
피해자는 의심쩍은 마음에 기존 대출회사인 저축은행의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악성코드 때문에 이 전화는 다시 사기범에게 연결됐다. 피해자는 결국 사기범이 알려준 대포통장 계좌로 3900만원을 이체했다. 사기범은 대포통장에 입금된 3900만원을 가상화폐 계좌로 이체해 비트코인을 구매한 후 이를 본인의 전자지갑으로 보내 현금화했다. 다음날 사기범은 또다시 그 피해자에게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하며 금감원 번호로 발신번호를 조작해 전화를 걸었으나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피해자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이는 9일 금감원이 신종 보이스피싱(전화를 이용한 금융사기) 등장에 따라 주의 단계의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며 제시한 사례다.

악성코드 유포, 발신번호 조작, 가상화폐 계좌로 돈을 받아 가로채기 등 첨단 수법을 동원한 신종 보이스피싱이 등장해 금융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휴대폰과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는 만큼 보이스피싱 기법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보이스피싱 발신번호(1652건) 가운데 48%가 사기범들에 의해 조작됐으며 최근 두 달간 가상화폐를 이용한 피해도 50건(피해금액 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애플리케이션, 문자메시지에는 악성코드가 숨겨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자들은 이를 보는 즉시 삭제하거나 악성코드 감염을 방지하는 보안 앱을 이용할 것을 권장했다. 또 이런 경우는 발신번호 조작 가능성에 대비해 악성코드 감염 우려가 없는 유선전화 등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가상화폐 거래소의 가상계좌로 돈을 요구하는 것은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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