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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실망이었던 강민호, 자존심 회복할 수 있을까
입력 2017-10-09 06:30  | 수정 2017-10-09 08:34
8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2017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열렸다. 7회말 2사 1, 2루에서 롯데 강민호가 NC 선발 해커의 볼을 크게 헛 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강민호(32·롯데 자이언츠)에게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악몽이었다. 롯데팬들에게는 실망만 안겼다. 국가대표 포수라는 자존심에는 생채기가 났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롯데는 PK(부산·경남)라이벌 NC다이노스에 2-9로 대패했다. 정규이닝 9회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까지 흘러간 명승부는 11회초 롯데의 무기력한 장면 연출에 NC가 손쉽게 승리를 건졌다.
문제는 롯데 무기력함의 중심에 안방마님 강민호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날 5번 포수로 나선 강민호는 공수에서 모두 강민호답지 않았다. 특히 11회초에는 우왕좌왕했고, 포수의 기본인 공을 잘 잡는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11회초 롯데는 손승락에 이어 박시영이 등판했는데 지석훈과 권희동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실점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아쉬움이 있다. 지석훈에 2루타를 맞은 뒤 박시영의 폭투에 지석훈을 3루까지 보내기도 했다. 폭투는 완전히 뒤로 빠진 게 아니었는데, 강민호가 공의 위치를 찾지 못하는 순간, 지석훈이 3루를 파고들었다.
실점 후 야수선택으로 무사 1,3루에서 바뀐 위기에서 투수 장시환을 잘 리드해 추가실점없이 2아웃을 잡기도 했지만, 이 과정에서 1루주자 노진혁의 2루 시도에 공을 뿌리지도 못했다. 이런 비슷한 장면은 이전에도 있었다. 1,3루 상황에서 1루 주자의 2루 도루에 공을 던지지 못한 것이다. 이날 강민호는 도루만 4개를 허용했다.
문제는 2사 만루로 바뀐 상황에서였다. 장시환의 공을 뒤로 빠뜨린 것이다. 패스트볼. 포수로서 기본인 잡는 것을 제대로 못했다. 밀어내기 볼넷이긴 했지만, NC는 주자 2명이 홈으로 들어왔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장면이었다. 이어 흔들린 장시환은 스크럭스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고, 모창민에게 만루홈런을 맞았다. 11회초 7실점은 이런 과정이었다.
타석에서도 강민호는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더구나 득점권 상황에서 강민호는 무기력했다. 0-1인 1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강민호는 2스트라이크 이후 해커의 3구를 건들였으나 2루 땅볼에 그치고 말았고, 역시 0-1이 계속된 3회말 2사 1,2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2타석 연속 득점권 기회를 놓쳤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세 번째 타석에서 강민호는 해커의 초구를 건드려 2루수와 유격수를 지나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이 타구에 강민호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시도했지만 결국 아웃 판정을 받았다. 롯데 조원우 감독의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까지 이어졌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7회말에도 2사 1,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강민호는 2볼-2스트라이크에서 해커의 5구에 방망이를 헛돌리면서 다시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런 것만 봤을 때 강민호는 롯데 패배의 원흉이었다. 하지만 강민호에게만 비난의 목소리가 집중되는 게 온당치 않다는 시선도 있다. 패배라는 결과물에 대한 책임이 강민호에게 집중되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NC선발 해커가 잘 던졌고, NC타자들의 움직임이 더 좋았다. NC는 경기 막판 주전 선수들이 빠졌다. 1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때린 지석훈도 교체선수였다. 결국 교체선수들의 활약에서 앞선 NC가 더 잘했다”며 "도루 상황은 벤치의 사인이었을 것이다. 발 빠른 NC주자들이 3루에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송구가 어려운 상황이긴 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타석에서의 무기력함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강민호는 2014시즌부터 올해까지 해커 상대 12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매우 좋지 않았다. 하나의 사구를 얻어낸 것이 전부였다. 이번 시즌 역시 7타수 무안타였다. 오히려 이런 강민호를 5번에 배치한 벤치의 판단에 문제를 제기하는 게 이치에 맞지 않냐는 것이다. 물론 11회초 강민호의 실수(패스트볼)는 강민호답지 않았다. 프레이밍 과정에서 나온 실수라지만 국가대표 포수라는 자존심에 지워지지 않은 생채기로 남을 실책이었다.
이제 2차전을 위해서라면 빨리 잊어야 한다. 강민호가 1차전 실수를 잊고, 또 온갖 비난을 이겨내고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2차전의 키포인트다. 한 관계자는 "강민호는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선수다. 클래스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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