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스튜디오드래곤·진에어·티슈진, 4분기 兆단위 IPO대어 주목
입력 2017-10-01 17:14 
3분기 주식발행시장 '톱' 미래에셋대우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 수혜주가 향후 공모주 시장의 대세로 떠오를 것이다."
기승준 미래에셋대우 주식발행시장(ECM)본부장(사진)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공모주 시장을 이같이 전망했다.
기 본부장은 "유통시장과 마찬가지로 공모주도 트렌드가 존재한다"면서 "지난해부터 시장을 이끌어온 바이오·헬스케어와 반도체·정보기술(IT) 관련주 인기가 최근 주춤하자 성장성이 높은 4차 산업혁명 관련주들이 각광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중후장대 산업이 국내 경제 성장을 주도해왔지만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산업에 대한 갈증이 많아진 영향이 컸다"며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2010년만 해도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는 석유기업이나 은행 등이 다수였지만 이제는 소위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올 하반기 국내 ECM에서 미래에셋대우의 기세는 매섭다. 올해 코스닥 최대 기업공개(IPO) 기업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성공적으로 상장시킨 데다 한진그룹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와 CJ E&M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 등 굵직한 IPO를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일경제 레이더M ECM 리그테이블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밀려 '만년 2인자'로 불린 미래에셋대우가 올해에는 명예 회복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래에셋대우는 넷마블게임즈와 ING생명 등 대형 IPO의 대표 주간사 자리를 잇달아 놓치며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다. 매년 상위권을 차지해온 ECM 리그테이블 순위도 상반기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지난 7월 말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자리에 오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IPO 대표 주간사를 맡았고 이를 기점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기 본부장은 "세계 최초로 개발되는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한 셀트리온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이라며 "셀트리온헬스케어 IPO를 따내기 위해 초기부터 모회사인 셀트리온에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왔다"고 설명했다.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일찌감치 관계를 다져온 점이 'IPO 대어'를 낚은 비결이라는 얘기다.
올 들어 탄력받은 공모주 시장이 연말에는 8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이는 4조원대를 기록한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이 가운데 오는 4분기에 주목할 만한 공모주로는 기업가치가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평가되는 스튜디오드래곤, 진에어, 티슈진 등이 있다. 스튜디오드래곤과 진에어는 미래에셋대우가, 티슈진은 NH투자증권이 상장 대표 주간을 맡고 있다.
CJ E&M의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미래에셋대우가 셀트리온헬스케어 후속으로 공을 들이는 IPO다. 지난해 5월 CJ E&M 드라마사업부에서 분할된 회사로 인기 드라마 '도깨비' '시그널' 등을 제작했다. 최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오는 11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준비 중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1223억원, 124억원이다.
올해 남아 있는 코스피 IPO 중 규모가 가장 큰 한진그룹 LCC 진에어도 연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8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LCC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작년 1년치 절반을 훨씬 웃도는 매출액 4239억원, 순이익 335억원을 달성했다. 코오롱그룹 미국 바이오업체 티슈진도 오는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공모주 청약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도 조언했다. 기 본부장은 "공모주도 일반 주식처럼 상장 후 주가가 오를 수도, 떨어질 수도 있다"며 "기업 분석을 통해 공모가의 적정성과 회사의 성장성을 따져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투자 문화가 자리 잡으면 합리적인 공모가를 산정하기 위해 주간사와 발행사가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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