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황금연휴 며느리들은 괴롭다"…명절증후군 환자 증가
입력 2017-09-30 09:32 

'황금연휴'가 시작됐지만 차례상과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며느리들에게는 반갑지만 않다. '명절증후군'이 찾아온 것이다.
회사당직 핑계도 될 수 없다.
최근 명절 증후군을 호소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주성모병원의 이재영 정신의학과장은 "최근 하루에 2∼3명 정도가 명절 증후군으로 상담을 받으러 온다"며 "올해는 추석 연휴 기간이 예년의 배에 달하는 10일이어서 주부들이 느끼는 압박감이 더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병원을 찾는 사람 대부분은 우울증이나, 무기력, 잦은 짜증 등 심리적 변화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면에 시달리거나 몸살, 두통, 복통 등 신체적 고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명절 증후군이 주부들에게 주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만만치 않다.
올해 초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종성 교수팀이 기혼남녀 5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혼 여성이 느끼는 명절 스트레스 점수는 32.4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만 달러 이상의 부채'가 주는 스트레스(31점)보다도 높은 수치로, '부부싸움 횟수가 증가할 때'(35점)와도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팀은 "우리나라는 가정 생활 책임이 일차적으로 여성에게 집중돼 있다'며 "여성의 역할이 명절이란 특수 상황에서 더욱 강조돼 여성이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1년 중에 가사노동의 강도가 가장 높은 명절을 전후해 주부들이 받는 심리적 부담이 강도높은 스트레스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다.
전문가들은 주부들의 명절 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해 남편 등 가족들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과장은 "우리나라의 문화에서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안이 상당히 제한적이지만,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의 충분한 이해와 세심한 배려, 적극적인 협조가 절대적"이라며 "주부가 겪는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가족이 함께 나누고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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