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9월 26일(15:2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최근 저희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바로 세계증시가 최고점에 이르렀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로우볼 전략과 경기민감주 투자 수익률을 살펴보면 아직까지 최고점에 도달했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또한 각 섹터와 개별종목 간의 상관관계가 10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액티브 운용전략이 효과를 볼 수 있는 타이밍이 왔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2개월 평균 S&P500 지수를 앞질렀을 경우에 시장의 최고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난 1980년 이후 이런 식으로 확인된 최고점은 17회 있었고 실제로 S&P500 지수가 최고점을 찍은 다음에 10%이상 급락한 적은 5회에 달했다. 또한 주식시장의 최고점 여부를 확인할 때는 로우볼 전략과 경기민감주 투자 수익률을 살펴봐야 한다는 게 크루거 이사의 설명이다
크루거 이사는 "역사적으로 주식시장이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를 기준으로 6개월 전후를 살펴봐야 한다"라며 "로우볼 전략 가운데 볼이 작은 전략들이 높은 성과를 내기 시작하거나 경기민감주에 투자하는 전략이 높은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최고점에 이르렀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로우볼 전략과 경기민감주 투자 수익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아직까지 최고점에 이르렀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증시에 대해서 액티브 투자전략이 유효한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증시에서 섹터와 개별종목 간의 상관관계가 10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가액티브 투자는 펀드매니저가 벤치마크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 종목을 직접 선정하고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다만 업종 내에서 개별종목 간의 밸류에이션이 비슷하고 역사적으로 밸류에이션이 고평가 국면에 접어든 업종은 액티브 투자전략이 먹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식료품과 유틸리티, 에너지 등이 이에 속하는데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을 이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업종 내 개별 종목 간의 밸류에이션이 다변화되고 밸류에이션이 저평가 국면에 있는 업종에 대해서는 액티브 투자전략을 통해 시장수익률을 뛰어넘을 수 있는데 금융주 대표 업종으로 꼽혔다.
그는 "매크로 환경별로 시장에 역행하지 않는 투자만으로도 18년 가운데 15년간 MSCI지수 수익률을 이겼다"며 "현재 세계 경기는 회복기에 있는 가운데 이익모멘텀이 높은 주식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지난 1999년 2월 이후 올해 9월까지 경기변동에 따라 시장에 역행하는 주식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HS 글로벌 스타일 로테이션 지수(Global Style Rotation Index)가 MSCI World 지수 대비 연 7.0%포인트 가량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시장에 확대되고 있는 ESG(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 투자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단순히 기업이 ESG 요소를 갖추고 있는지 판단하는 게 아니라 ESG 요소를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기업가치를 바뀔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루거 이사는 "주주의 가치와 경영진의 가치가 동일한 회사들을 사후적으로 추적해본 결과 영속력 있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들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라며 "ESG의 핵심은 주식에 대한 주주가치를 움직이고 있는가, 그리고 기업의 영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