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산문시 거장 정진규 시인 향년 79세로 별세
입력 2017-09-29 13:57  | 수정 2017-10-06 14:08

동아일보 신춘문예 '나팔서정'으로 등단해 한국 현대 산문시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던 평가를 받은 정진규 시인이 28일 밤 11시께 지병으로 인해 향년7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193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난 정진규 시인은 안성농고를 거쳐 고려대에서 국문학을 수학했으며 조지훈에게 시를 배웠다. 그는 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1960년대 대표적 모더니즘 시 동인지였던 '현대시' 동인으로 활동했다.
고인은 평생 변화를 추구하고 안주를 거부한 시인이었다. 초기에는 화려하고 섬세한 수사와 자아의 심층에 탐닉하는 작품을 썼다. 하지만 곧 시와 일상의 괴리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애썼다. 시적 이념 차이로 현대시 동인에서 탈퇴한 뒤 1969년에 내놓은 시론 '시의 애매함에 대하여'와 '시의 정직함에 대하여'에서 자신의 지향을 명시하기도 했다.
고인은 1988년 회사를 그만두고 전봉건 시인이 운영하던 월간 시전문지 '현대시학'을 맡아 2013년까지 운영했다. 수많은 문인들이 고인이 잡지 운영을 맡기 전 혹은 맡은 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했다. 다만, 잡지 자체 수입이 형편없어 크게 부족한 재정을 중고등학교 교사였던 아내의 도움을 받아 꾸려나가야 했다.
고인은 문학계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대한민국문화훈장을 받았다. 또한,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지냈고, 한국시인협회상·월탄문학상·현대시학작품상 등을 받았다. 시집으로 '마른 수수깡의 평화',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 '도둑이 다녀가셨다', 시론집'질문과 과녁'이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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