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9월 28일 뉴스초점-'반값 복비' 메기효과 낳을까
입력 2017-09-28 20:15  | 수정 2017-09-28 20:55
연 2조 원대 부동산 중개 시장에 심상찮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부동산을 사고 팔 때 지불하는 '중개 수수료', 이른바 '복비'를 파격적으로 깎아주는 벤처창업기업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집을 팔려고 내놓는 쪽, 그러니까 '집주인에게만 수수료를 받겠다' 이렇게 해서 복비를 절반만 받겠다는 건데, 기존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피켓시위까지 벌이며 크게 반발하고 있죠.

중개 수수료를 한 쪽에서만 받는 건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거다, 또 매년 많은 수의 신규 공인중개사가 쏟아져 나오는데, 반값 수수료를 받으면 이 사람들의 일자리는 어떻게 되겠느냐는 겁니다. 실제로 공인중개사 자격증 소지자는 현재 10만 명, 동네 편의점보다 3배나 많죠.

반면, 신생 스타트업 업체들은 가격을 낮추는 건 서비스 혁신이다, 또 현행법에 거래금액의 0.9%라고 부동산 중개 수수료의 상한선만 있으니 누구에게 받는가는 물론, 적게 받는 것도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사실 부동산 중개 수수료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변호사들이 만든 부동산 중개업소가 '금액과 상관없이 수수료 최대 99만 원'을 내걸고 나오면서 지금과 비슷한 밥그릇 싸움이 벌어졌었죠.

그런데 이 논란에서 제일 중요한 소비자의 입장은 생각해 보셨습니까?

요즘 온라인 매매나 부동산 직거래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는 건 중개 수수료를 너무 비싸다고 보는 소비자가 그만큼 많다는 걸 의미합니다. 물론, 업계의 경쟁이 서비스 경쟁이 아닌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으로만 이어진다면 그 또한 소비자에게 이롭진 않겠죠.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계가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지 않고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소비자에게 외면당하는 건 시간 문제 아닐까요?

이번 반값 복비 서비스 등장이 부동산 중개업계에 메기효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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