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힘으로 호가호위하며 이권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광고감독 차은택씨가 박 전 대통령보다 앞서 1심 판결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김세윤 부장판사는 2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을 열고 차 씨를 증인으로 불러 빠른 시일 안으로 차 씨에 대해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선고하려고 기일을 추정(추후지정) 상태로 했으나, 함께 선고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박 대통령에 대해 KT와 관련한 심리가 되는대로 차 씨에 대해서도 추가 심리를 하고 선고하겠다"고 알렸다.
재판부는 애초 차 씨의 형사재판 심리를 끝낸 뒤 지난 5월에 선고할 계획이었지만 박 전 대통령이 동일한 공소사실로 공범 관계로 기소되면서 선고를 연기했다. 차 씨는 최 씨가 실제 소유한 광고사 '플레이그라운드'에 KT가 광고를 수주하도록 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의 혐의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후 차 씨는 5월 26일 자신이 운영하는 광고제작업체 직원들에게 허위로 급여를 지급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현재까지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차 씨는 이날 플레이그라운드는 최 씨가 실제 보유한 회사가 맞고, KT 광고 담당자로 이모 씨 등을 최 씨에게 추천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KT의 광고사 선정 과정이나 입찰이 이뤄진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또한 차 씨는 검찰이 최 씨가 추천해달라고 한 공직 자리가 있느냐고 질의하자 "여성가족부와 행정안전부 장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인지 위원장인지 등이 있었다"면서 "문화계가 아니기 때문에 한 번도 추천한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 18일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나와 증언 거부권을 행사했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 대해 증언 거부권을 인정할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재판부는 "자신이 모신 피고인인 박 전 대통령 앞에서 증언하기 어렵다고 한 부분이 증언 거부 사유가 되는지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면서 "정 전 비서관의 정확한 의사를 확인해보기 위해 신문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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