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최종구의 일침 "펀드 팔아서 운용사 배만 불려"
입력 2017-09-26 17:45  | 수정 2017-09-26 22:11
"자산운용업 덩치 키우는 동안 투자자 실망은 더 커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국내 운용업계가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우선 투자자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자산운용업계는 최근 5년간 회사 수는 120%, 임직원은 47%, 수탁액은 64% 증가하는 등 여타 금융산업과 비교할 때, 괄목상대한 성장을 이루었다"면서도 "그동안 자산운용시장이 진정으로 투자자 이익을 위해 움직여 왔는지, 투자자 이익보다는 업계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지는 않았는지 냉정하게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기관투자가 중심 사모펀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반면, 공모펀드는 수익률이 부진해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취임 초부터 최 위원장은 국민연금의 지난해 운용수익률이 4.7%인데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은 1.6%밖에 안 된다는 통계를 자주 인용해 왔다. 사적연금의 수익률이 부진한 것은 운용업계가 그만큼 투자자 이익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며 자산운용업계가 덩치만 커졌지 내실을 다지는 데에는 소홀했다는 게 최 위원장 시각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지침)를 확산시켜 자산운용시장을 투자자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최 위원장이 첫 만남에서 운용업계를 질타하기는 했지만, 역설적으로 운용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7월 취임한 최 위원장은 8월 말 은행장들과 회동한 데 이어 이날 자산운용사 사장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그가 증권업계보다 먼저 자산운용업계를 만난 것은 국내 금융사 중 가장 빨리 글로벌화가 가능한 업종으로 국내 자산운용사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시절부터 관가에서 손꼽히는 국제금융 전문가로 통했던 최 위원장은 일찌감치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글로벌화에 방점을 찍어왔다. 2008년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시절에도 우리나라가 아시아 금융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업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도 "자산운용산업이 우리 금융산업의 대표선수로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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